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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경복궁은 버텼고, 북촌은 흔들렸다 ②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같은 서울, 같은 시기, 같은 관광객이다. 하지만 관광지에 대한 평가는 같지 않았다. 경복궁은 여전히 안정적인 만족도를 유지한 반면, 북촌한옥마을은 체감 인식의 흔들림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관광객의 숫자가 아니라, 관광객의 경험이 만들어낸 차이다.


온라인 리뷰를 분석한 연구 결과는 이 대비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보여준다. 서울 대표 관광지 두 곳은 모두 ‘필수 방문지’로 꼽히지만, 관광객이 남긴 감정의 방향은 점점 달라지고 있다.

 

 

같은 서울 관광지, 다른 평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간한 ‘온라인 리뷰 기반 국내 주요 관광지 방문객 체감 인식 분석’ 보고서는 서울 주요 관광지를 대상으로 약 16만 건의 온라인 리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경복궁은 긍정 감성 비율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 반면, 북촌한옥마을은 긍정 비율이 낮아지고 부정 키워드가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두 관광지는 모두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 공간이지만, 관광객이 경험하는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했다.

 

경복궁이 ‘버텼던’ 이유

 

경복궁은 연중 관광객이 몰리는 대표적인 혼잡 관광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리뷰에서는 ‘웅장함’, ‘역사’, ‘정돈된 공간’, ‘볼거리의 명확성’ 같은 긍정 키워드가 꾸준히 등장한다. 혼잡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평가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다.

 

이는 관광객의 기대치와 실제 경험이 크게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다. 경복궁은 궁궐이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갖고 있고, 관람 동선과 공간 구성이 비교적 잘 관리돼 있다. 관광객은 ‘사람이 많을 것’을 예상하고 방문하며, 그 기대는 대체로 충족된다.

 

북촌한옥마을이 흔들린 지점

 

북촌한옥마을은 상황이 다르다. 전통 한옥 경관과 골목 풍경은 여전히 높은 기대를 만든다. 그러나 실제 체류 과정에서 관광객이 마주하는 경험은 복합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촌 관련 리뷰에서는 혼잡, 소음, 사생활 침해, 주민과의 갈등 같은 부정 키워드가 증가했다. 관광지이면서 동시에 주거 공간인 북촌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관광객은 ‘걷고 싶은 공간’을 기대하지만, 현장에서는 조심해야 할 규칙과 제한, 눈치 보기가 함께 따라온다.

 

이 간극이 반복될수록 관광 경험에 대한 평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

 

두 관광지의 대비는 시설의 우열로 설명되지 않는다. 경복궁이 특별히 새로워졌기 때문도 아니고, 북촌이 갑자기 매력을 잃었기 때문도 아니다. 차이를 만든 것은 관광 공간의 성격과 운영 구조다.

 

경복궁은 명확한 관광 목적 공간인 반면, 북촌은 관광과 일상이 겹쳐 있는 공간이다. 관광객의 행동 하나하나가 주민의 생활과 맞닿아 있고, 이 긴장은 관광 경험에 그대로 반영된다. 운영과 관리의 난이도 자체가 다르다.

 

관광객의 불만은 어디를 향하는가

 

주목할 점은 관광객의 불만이 ‘볼 것이 없다’가 아니라는 점이다. 리뷰 속 불만은 대부분 ‘불편했다’, ‘눈치가 보였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경험의 언어로 나타난다.

 

이는 관광의 문제가 콘텐츠 부족이 아니라, 체류 과정의 관리와 조율에 있음을 보여준다. 관광지의 가치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그 풍경을 어떻게 경험하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경복궁과 북촌한옥마을의 대비는 서울 관광의 현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같은 도시, 같은 관광 수요 속에서도 어떤 공간은 안정적으로 평가를 유지하고, 어떤 공간은 흔들린다. 그 차이는 관광객의 기대와 경험이 얼마나 잘 맞물리는지에 달려 있다.


관광 개발과 활성화 논의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볼거리를 추가하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공간일수록, 운영과 관리, 공존의 방식이 관광의 성패를 가른다. 경복궁이 버틴 이유와 북촌이 흔들린 이유는, 서울 관광이 앞으로 어디를 바라봐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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