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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가 돌아온 항구, 다시 열리는 바다 관광의 시간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코로나19로 멈췄던 크루즈 관광이 다시 한국의 항구로 돌아오고 있다. 한동안 적막했던 부두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항구 도시는 다시 바다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는 풍경을 회복하는 중이다. 항공 중심이었던 방한 관광의 흐름 속에서, 2024년은 ‘바다로 들어오는 여행’이 재개된 해로 기록된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2024년 방한 외래관광객 가운데 항구를 통해 입국한 인원은 약 182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11.1%에 해당하는 수치로, 전년보다 항구 비중이 뚜렷하게 높아졌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크루즈선 운항이 단계적으로 재개된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항구 관광의 회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의 변화가 아니다.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여행과 달리, 크루즈는 항구와 도시를 바로 연결하며 관광의 출발 장면 자체를 바꾼다. 바다에서 도시로 이어지는 이 동선은 한국 관광의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인천·제주, 항구 도시가 먼저 깨어나다

 

항구별 흐름을 살펴보면 회복의 방향은 더욱 분명해진다. 2024년 크루즈 및 항구 입국은 부산항구와 인천항구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동북아 크루즈 노선이 재가동되며 두 도시는 다시 주요 기항지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은 국제 크루즈 관광의 전통적인 거점으로, 대형 선박의 입항이 이어지며 단체 관광객 유입이 늘고 있다. 인천 역시 수도권 접근성을 바탕으로 공항과 항구를 잇는 복합 관광의 출발지로 주목받고 있다. 항구에서 곧바로 도심으로 이동하는 관광 동선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제주항구의 변화도 눈에 띈다. 항공 중심이었던 제주 관광에 항구 입국이 더해지며 섬 관광의 진입로가 다변화되고 있다. 이는 제주가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해양 관광 거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다로 들어온 관광객의 얼굴

 

크루즈 방한 외래관광객은 항공 입국자와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연령대 분포를 보면 중·장년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가족이나 단체 단위의 여행이 많다. 이동 그 자체가 여행의 일부가 되는 크루즈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이들은 짧은 체류 시간 동안 도시의 핵심 명소를 집중적으로 둘러본다. 도보 관광, 버스 투어, 인근 문화유산 방문이 주요 일정으로 구성되며, 소비는 특정 지역에 밀집되는 경향을 보인다. 항구 인근 상권과 전통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관광 목적 역시 대부분이 순수 관광에 해당한다. 일정은 짧지만 체험 밀도는 높고, 지역의 상징성이 분명한 콘텐츠에 반응한다는 점에서 크루즈 관광은 도시 브랜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창구 역할을 한다.

 

항공 중심 관광에서 해양 관광으로의 확장

 

2024년 기준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의 약 89%는 여전히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항공 중심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항구 관광은 아직 전체 흐름을 뒤흔들 만큼의 규모는 아니다.

 

그럼에도 항구 입국 비중의 회복은 관광 방식의 확장을 의미한다. 한국 관광이 하나의 진입 경로에 의존하지 않고, 공항과 항구를 함께 활용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관광의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크루즈 관광은 도시 간 연계를 강화하는 매개가 된다. 한 항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도시를 순차적으로 방문하는 구조는 지역 관광의 연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해양 관광은 항공 관광을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시 열린 항구, 새로운 관광의 문

 

크루즈 관광은 단기간의 양적 확대보다 질적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항구를 통해 들어온 관광객은 공항에서 시작되는 여행과는 다른 첫인상을 경험한다. 바다는 이동 경로이자, 여행의 서막이 된다.

 

이러한 경험은 도시의 이미지를 다르게 각인시킨다. 항구 풍경, 해안선, 바다와 맞닿은 도시 구조는 관광객에게 오래 남는 장면으로 작용한다. 이는 사진과 기억을 통해 다시 확산되는 관광 자산이 된다.

 

2024년의 항구는 아직 완전한 회복이라 말하긴 이르다. 그러나 멈췄던 배가 다시 닻을 올리고, 닫혀 있던 바다의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는 분명하다. 한국 관광은 이제 다시, 바다를 향해 천천히 문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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