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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여행, 탱고의 선율과 도시의 불안 사이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에는 탱고의 선율이 흐르고, 안데스 산맥과 파타고니아의 광야가 이어진다. 예술과 자연, 역사와 혁신이 숨 쉬는 아르헨티나는 남미의 정수라 불릴 만하다. 하지만 그 화려한 풍경 뒤엔 일상적 범죄, 경제 혼란, 정치적 긴장이 교차한다. 탱고의 낭만만으로는 이 나라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 경계 속에서 여행해야 할 땅이다.

 

아르헨티나는 한국보다 12시간 늦으며, 통화는 아르헨티나 페소(Peso, ARS)를 사용한다. 스페인어가 공용어이며, 지역마다 기후가 극명하게 달라 북부 열대부터 남부 한대 기후까지 다양하다. 환전은 은행·공식 환전소 위주로 진행하고, 거리 환전상은 피하는 것이 좋다.

 

◇ 치안과 안전 상황

아르헨티나는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폭력 범죄가 가장 심한 편은 아니며, 살인률도 대체로 낮은 수준이다. 2024년 기준 전국 살인율은 인구 10만 명당 약 3.8명 수준으로,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중 낮은 편이라는 분석이 있다.  미국 국무부 역시 '일반적인 주의 요망'(Level 1)을 권고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은 범죄 위험이 더 높다고 경고한다. 반면 로사리오 시(산타페주)는 범죄율이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아 주의 대상 지역으로 거론된다.

 

2025년 9월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플로렌시오 바레라(Florencio Varela) 지역에서 세 여성이 납치·고문 후 살해되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사건은 범죄 조직과의 연계가 의심되고 있다. 또한 후후이(Jujuy) 지역에서는 시리얼 킬러 혐의로 한 남성이 체포됐고, 시신 일부가 그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사건도 보고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재 미국 대사관은 '마취약을 이용한 강도 범죄' 증가를 경고하며, 특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접근 방식의 범죄가 보고되고 있음을 알렸다.

 

◇ 문화와 사회적 규범

아르헨티나인은 다정하고 예술적 감수성이 높으며, 일상에서 여유를 중시하는 문화가 강하다. 현지인들은 사회적 교류와 대화를 즐기며, 식사는 길게 이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낯선 외국인에게 즉각 마음을 열지는 않으며, 정치적·종교적 민감한 주제는 피하는 게 좋다.

 

공공장소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허락을 구하는 것이 기본이며, 빈민가나 치안이 취약한 지역에서는 촬영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값비싼 액세서리나 전자기기를 노출하는 것은 강도의 표적이 되기 쉽다. 마약 소지·운반은 매우 엄격하게 처벌되므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

 

◇  여행자 행동 지침

인파가 많은 지하철역, 버스터미널, 관광지 등에서는 소매치기·날치기 피해가 빈번하다. 가방은 몸 앞으로 메고, 귀중품은 분산 보관하는 것이 좋다. 택시 이용 시에는 노란색 지붕+검은 차체 차량이 일반적이며, 공식 라디오택시(앱 또는 콜택시) 활용이 안전하다.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탑승 전 요금을 반드시 흥정해야 한다. 야간 외출은 가급적 피하고, 대중교통보다는 차량 이용이 더 안전할 수 있다.


도로는 혼잡하고 규칙 위반이 빈번하므로, 운전 시 주의가 필요하며 차 문과 창문은 닫아 두는 게 좋다. 의심스러운 요청이나 접근은 정중히 거절하고, 필요 시 대사관이나 현지 경찰에 즉시 연락한다. 시위나 집회가 자주 발생하며, 평화 시위라 하더라도 급격히 폭력화되는 경우가 있어 접근을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 교통과 비자 안내

한국인은 기본적으로 아르헨티나 입국 시 관광·상용 목적으로 90일간 무비자 체류 가능하나, 경우에 따라 체류허가 도장이 생략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입국 심사 시 도장 확인이 필요하다. 황열병 예방접종은 아르헨티나 체류 자체에는 필수는 아니지만, 인접 열대 국가 방문 계획이 있다면 접종 권고된다.

 

전력은 대부분 지역에서 220V / 50Hz를 사용하므로, 한국 전자기기 사용 시 아답터나 변압기 준비가 필요하다. 수돗물은 대체로 식수로 적합하지 않으므로 생수 또는 여과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의료 시설은 대도시 중심으로 수준이 양호하지만, 외진 지역에서는 의료 자원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여행자 보험과 응급 계획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아르헨티나는 탱고의 리듬과 눈부신 자연, 문학과 예술이 공존하는 나라다. 그 매혹 앞에서는 누구나 감탄할 수밖에 없지만, 그 이면엔 현실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범죄, 경제 혼란, 정치 사회적 긴장이 여전히 상존한다. 탱고의 선율이 흐르는 거리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이 땅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감성만큼 현실 감각도 갖춘 채 여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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