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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여행, 푸른 카리브와 붉은 총성 사이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카리브 해의 맑은 바다와 마야 유적이 공존하는 온두라스. 테구시갈파의 고원지대와 북부 해안의 베이 아일랜드는 여행자의 눈을 사로잡지만, 그 평화로운 풍경 뒤에는 조직범죄와 사회 불안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온두라스는 낙원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방심을 허락하지 않는 땅이다.

 

온두라스는 한국보다 15시간 느리며, 통화는 렘피라(Lempira, HNL)를 사용한다. 공용어는 스페인어, 전력은 110V / 60Hz(A·B형 콘센트)로, 전자제품 사용 시 어댑터가 필요하다.

 

◇  치안과 안전 상황

미국 국무부는 온두라스 전역에 대해 '여행 재고(Reconsider Travel, Level 3)'를 권고하고 있으며, 동부 Gracias a Dios 주 등 일부 지역은 ‘여행 금지’ 수준으로 분류한다. 한국 외교부 역시 수도 테구시갈파와 산업도시 산페드로술라를 중심으로 ‘여행자제(2단계)’ 경보를 유지 중이다.

 

온두라스의 살인율은 인구 10만 명당 약 32명(2024년 기준)으로 중미 상위권이다. 총기 소지가 자유롭고, 갱단과 마약 조직의 세력이 강하다. 대도시뿐 아니라 관광지인 베이 아일랜드에서도 외국인을 노린 절도·강도 피해가 보고된다. 특히 심야 시간대, 외진 해변,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의 단독 이동은 매우 위험하다.

 

온두라스 경찰의 영어 사용은 제한적이며, 일부 부패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사건 발생 시에는 현지 경찰과 함께 주온두라스 대한민국 대사관에 즉시 연락해야 한다.

 

◇ 문화와 사회 규범

온두라스인은 가족 중심적이고 온화하지만, 외국인에게는 일정한 거리감을 둔다. 정치 시위나 군중 집회는 돌발적으로 폭력화될 수 있으므로 접근을 피해야 한다. 사진 촬영 전에는 반드시 허락을 구하고, 경찰·군인·공공시설 주변에서는 촬영을 삼가야 한다. 식당 팁은 5~10% 정도가 일반적이다.

 

◇ 여행자 행동 지침

공항, 시장, 버스터미널 등 인파가 많은 곳에서는 소매치기와 날치기 피해가 잦다. 가방은 몸 앞으로 메고, 현금은 분산 보관한다. 택시는 반드시 숙소에서 호출한 차량이나 공식 콜택시를 이용해야 하며, 대부분 미터기가 없어 탑승 전 요금 합의가 필요하다.

 

운전 시에는 차량 문을 잠그고 창문을 닫은 채 주행한다. 적색 신호에서 완전 정차하지 않고 서행 통과하는 관행이 있을 정도로,
정차 중 강도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야간 운전은 피하고, 차량 고장 시 외부인의 도움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 기후와 자연재해

온두라스는 열대성 기후로 6월부터 11월까지는 허리케인 시즌이다. 이 기간에는 폭우·홍수·산사태 위험이 높아 여행 전 기상 상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1998년 허리케인 ‘미치(Mitch)’의 참사가 여전히 국가적 상처로 남아 있다.

 

◇ 교통·비자·의료

한국인은 단기 관광 및 상용 목적의 경우 최대 90일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체류 연장이 필요하면 이민청을 방문해 30일 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 전력 사정이 불안정하고 정전이 잦으므로, 휴대용 충전기나 랜턴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수돗물은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으며 반드시 생수를 구입해야 한다. 의료 인프라는 열악해 응급 상황 시 수도 외 지역에서는 치료가 어렵다. 여행자 보험 가입과 긴급 후송 계획을 마련해 두는 것이 필수다.

 

온두라스는 마야 문명의 유산과 카리브 해의 낙원이 만나는 나라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총성과 불안, 빈곤이라는 현실 위에 놓여 있다. 낯선 친절이 경계의 신호가 되고, 평범한 거리도 때론 위험의 무대가 된다.

 

푸른 바다와 따뜻한 미소의 나라 - 그러나 그 미소 뒤에는 긴장이 숨어 있다. 온두라스는 준비된 여행자에게만 진짜 아름다움을 허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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