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남반구의 대륙 호주는 대양주의 중심이자, 광활한 자연과 자유의 상징이다. 태양이 내리쬐는 아웃백의 붉은 사막,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은빛 곡선, 그리고 푸른 바다 위로 끝없이 펼쳐진 그레이트배리어리프. 그러나 이 자유의 나라 역시 완전한 낙원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들을 품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인종 갈등, 테러 우려, 환경 재해 등 현대 사회의 그림자도 존재한다.
◇ 치안과 안전 상황
호주는 대체로 안전한 국가로 평가받지만, 완전한 무풍지대는 아니다. 외교부는 시드니·멜버른·브리즈번 등 주요 도시를 포함한 전역을 ‘여행유의’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아시아계 주민과 외국인을 향한 폭행 사건이 산발적으로 발생했으며, 대규모 행사나 공공장소에서는 드물게 테러 위협이 제기되기도 했다. 보이스피싱과 송금 사기 역시 꾸준히 보고된다.
특히 유학생과 워킹홀리데이 체류자를 대상으로 한 ‘가짜 납치 전화’가 늘고 있어 가족 간 긴급 연락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도시의 밤거리나 외곽 지역에서는 절도나 강도 사건이 간혹 발생하므로, 단독 이동은 피하고 인적이 드문 구역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 정치·사회적 긴장과 문화
호주는 다문화 사회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인종차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2005년 시드니의 크로눌라 해변에서 일어난 인종 폭동은 호주의 사회적 긴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이후 정부는 차별금지법을 강화하고, ‘메이트십(Mateship)’이라 불리는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며 사회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호주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고 여유로운 성향을 지녔지만, 타인의 사생활에 대한 질문 - 특히 부모의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에 관한 언급 - 은 피하는 것이 예의다. 술은 만 18세 이상만 구매 가능하며, 음주운전 단속은 매우 엄격하다. 팁 문화는 미국보다 훨씬 약해, 서비스가 특별히 만족스러웠을 때만 약간의 금액을 남기면 충분하다.
◇ 여행자 행동 지침
호주는 좌측통행 국가로, 도로를 건널 때는 반드시 오른쪽을 먼저 살펴야 한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안전벨트 미착용, 속도위반 등은 한국보다 훨씬 높은 벌금이 부과된다. 음주운전의 허용치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하이며, 적발 시 면허 취소나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모르는 사람의 부탁으로 짐을 운반하거나 공항에 물건을 잠시 두는 행위는 테러 의심으로 간주될 수 있으니 절대 피해야 한다. 익사 사고와 해파리 피해가 잦은 해변에서는 반드시 안전 표지판을 확인하고, 야간 수영은 삼가야 한다. 응급 상황 시에는 경찰·화재·구급(000)으로 신고하면 된다.
◇ 건강과 기후
호주는 국토가 넓어 지역마다 기후 차이가 크다. 북부 다윈은 열대기후, 남부 멜버른은 온대기후, 내륙은 건조한 사막지대다. 자외선 지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므로 여름철에는 선크림과 모자 착용이 필수다. 의료 시스템은 선진적이지만 비용이 높아, 여행자는 반드시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 기타 유의사항
음식물·식물·동물 제품의 반입은 매우 엄격하게 제한된다. 김치나 가공되지 않은 식품은 통관이 불가하며, 상품용으로 밀봉된 식료품만 반입할 수 있다. 비자는 ETA(전자여행허가)로 3개월 이내 체류가 가능하며, 장기 체류나 취업 목적의 입국은 별도 비자가 필요하다.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환경과 높은 생활 수준을 자랑하지만, 산불·홍수 등 자연재해의 빈도가 높아 여행 일정 전 반드시 현지 뉴스와 정부 경보를 확인해야 한다.
호주는 자유와 평등의 정신 위에 세워진 대륙이다. 광활한 자연과 도시의 세련미가 공존하는 그곳에서 여행자는 한없이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도 스스로의 경계를 잃지 말아야 한다. 태양이 뜨거운 만큼 그림자도 짙은 나라 - 호주는 준비된 여행자에게만 그 진정한 매력을 허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