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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독일 관광객의 선택, 한국 관광의 벽 ②

왜 일본은 되고, 한국은 안 되는가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같은 글로벌 관광 플랫폼 안에서도 일본과 한국의 존재감은 뚜렷하게 갈린다. 상품 수의 많고 적음보다, ‘어떤 방식으로 소개되고 보증되는가’가 독일 관광객의 선택을 가르는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 프랑크푸르트지사가 독일 관광시장 동향을 정리한 지난달 리포트에 따르면, 독일 주요 투어·액티비티 예약 플랫폼에서 일본은 플랫폼이 직접 기획하거나 품질을 보증하는 프리미엄 상품이 다수 운영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이러한 형태의 상품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국가별로 상품의 위상과 노출 방식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포트는 이 격차의 핵심으로 플랫폼 내 ‘보증 상품’ 구조를 지목했다. 일부 글로벌 OTA는 단순 중개를 넘어, 일정 기준을 충족한 상품을 직접 선별·기획해 별도의 라인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정 수준의 서비스 품질과 콘텐츠 완성도를 플랫폼이 직접 보증함으로써, 이용자에게 ‘검증된 경험’이라는 신호를 주는 방식이다.

 

일본의 경우 이러한 구조 안에서 문화유산, 전통 체험, 지역 특화 콘텐츠가 프리미엄 상품으로 묶여 소개되고 있다. 독일 관광객 입장에서는 상품 하나하나를 비교·검증하기보다, 플랫폼이 제시한 ‘신뢰 가능한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다. 프랑크푸르트지사는 이 과정에서 일본이 ‘안전한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은 플랫폼이 직접 기획에 참여하거나 품질을 전면에 내세운 독점·보증형 상품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상품은 다수 등록돼 있지만, 각각이 개별 공급자의 상품으로 노출되다 보니 독일 관광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검색과 비교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일수록 이미 검증된 국가나 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리포트는 이를 ‘관광 콘텐츠의 문제가 아니라 유통 구조의 차이’로 해석했다. 일본과 한국 모두 매력적인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플랫폼 안에서 그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인식과 선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플랫폼이 개입해 하나의 브랜드처럼 묶어 보여주는 순간, 개별 상품은 국가 이미지의 일부로 작동하게 된다.

 

또 다른 차이는 언어와 설명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일본의 프리미엄 상품 상당수는 독일어 안내와 상세한 배경 설명을 함께 제공하며, 체험의 맥락과 의미를 강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지사는 독일 관광객이 단순한 일정 소비보다 ‘이해 가능한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차이가 신뢰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결국 독일 관광객의 선택은 어느 나라가 더 많은 상품을 갖고 있는지가 아니라, 어느 나라의 경험이 플랫폼 안에서 더 명확하게 설명되고 보증되고 있는가로 갈린다는 분석이다. 프랑크푸르트지사는 글로벌 관광 플랫폼이 단순한 판매 채널을 넘어, 국가 관광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속 기획은 독일 관광객의 선택을 통해 한국 관광이 직면한 구조적 벽을 보여준다. 선택받지 못한 이유는 관심 부족이 아니라, 선택되기 어려운 방식으로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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