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칭다오의 푸른 바닷바람을 뚫고 우뚝 솟은 붉은 소용돌이, 오사광장(五四广场)의 낮과 밤은 마치 한 편의 서사시처럼 서로 다른 이야기를 건넨다.
먼저 마주하게 되는 광장의 낮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정갈하게 가꿔진 보라색 꽃밭 너머로 저 멀리 '오월의 바람' 조형물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하지만 이 평온함 뒤에는 중국 현대사를 뒤흔든 뜨거운 외침이 숨어 있다.
1919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일이 점령했던 칭다오를 일본에게 넘겨준다는 소식에 분노한 청년들이 베이징에서 '5·4 운동'을 일으켰고, 그 도화선이 됐던 곳이 바로 이곳 칭다오이기 때문이다. 광장의 이름 자체가 칭다오를 되찾으려 했던 그날의 뜨거운 애국심을 기리고 있는 셈이다.

해가지고 어둠이 내리면, 낮의 고요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광장의 주인공인 '오월의 바람'이 본색을 드러낸다. 높이 30m, 무게 700톤에 달하는 거대한 철제 구조물에 붉은 조명이 켜지는 순간, 마치 바다 위에서 거대한 횃불이 타오르는 듯한 장관이 펼쳐집니다. 이 나선형의 조형물은 단순히 멋을 부린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휘몰아치는 민족의 생명력과 역동적인 기운을 '바람'의 형상으로 표현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장엄한 상징물이 현지인들에게는 의외로 귀여운 별명으로 불린다는 사실이다. 겹겹이 쌓인 붉은 층이 마치 달콤한 디저트를 연상시켜 '빨간 소프트아이스크림' 혹은 '거대한 회오리 감자'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역사의 엄숙함을 현대의 친근함으로 풀어내는 칭다오 사람들의 여유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밤바다를 배경으로 붉게 타오르는 이 '아이스크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과거의 아픈 역사가 지금은 화려한 야경과 함께 시민들의 소중한 휴식처가 되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