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바다 위로 길게 뻗은 잔교가 사람들로 가득 찼다. 겨울 햇살이 엷게 번지는 오후, 모래사장과 방파제, 그리고 붉은 기와 지붕의 정자가 어우러지며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든다. 사진 속 장면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상징, 잔교의 명절 풍경이다.
바닷바람은 차갑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따뜻하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모래사장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은 갈매기를 향해 손을 흔든다. 끝없이 이어진 인파는 명절 특유의 들뜬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잔교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새해를 맞는 시민들의 집합소가 된다.

잔교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를 대표하는 해상 산책로다. 1891년 청나라 시기 군사용 부두로 처음 세워졌고, 이후 독일 조계 시기를 거치며 현재의 형태로 확장됐다. 바다 위로 약 400미터 가까이 뻗은 이 목조·석조 구조물은 도시의 근현대사를 함께 견뎌온 상징물이다.
잔교 끝에 자리한 팔각형 전통 누각 ‘회란각(回澜阁)’은 이곳의 상징적 장면이다. 푸른 바다 위 붉은 기와지붕이 떠 있는 듯한 모습은 칭다오를 대표하는 엽서 사진으로 널리 쓰인다. 특히 해 질 무렵이면 황금빛 햇살이 누각을 감싸 안으며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춘절 기간 잔교가 유독 붐비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칭다오 시민들 사이에는 “새해 첫 바닷바람을 맞으면 한 해가 순조롭다”는 속설이 전해 내려온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새 출발의 의미를 담은 상징적 행위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명절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바다를 향해 서서 소원을 빌거나 기념사진을 남긴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일화는 갈매기 이야기다. 겨울이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갈매기 떼가 잔교 주변을 뒤덮는다. 사람들은 새우깡이나 빵 조각을 던지며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는데, 어느새 갈매기들은 사람 손 위에서 직접 먹이를 받아먹을 만큼 익숙해졌다. 이 진풍경은 춘절 잔교 풍경의 또 다른 명물로 꼽힌다.

사진 속에서도 하늘을 가르는 갈매기 떼와 끝없이 이어진 인파가 대비를 이룬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긴 다리 위로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이어지고, 멀리 도심의 고층 빌딩과 유럽풍 건물들이 칭다오 특유의 이국적 분위기를 완성한다. 전통과 근대, 자연과 도시가 한 프레임 안에서 공존하는 순간이다.
춘절의 잔교는 단순한 관광 명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도시의 기억이자 시민들의 의식이며, 새해를 맞는 공동체의 풍경이다. 바다 위로 뻗은 이 다리는 과거와 현재를 잇고, 또 한 해의 희망으로 향하는 길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