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1월의 일본에 도착하면 공항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연말의 분주함이 막 끝난 뒤지만, 도시 전체는 새해를 맞는 긴장과 설렘이 동시에 흐른다. 거리에는 새해 인사를 알리는 장식이 남아 있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유난히 신사와 사원 쪽으로 향한다. 일본에서 1월은 단순한 겨울이 아니라, 한 해의 시작을 몸으로 확인하는 시간이다.
도쿄 아사쿠사나 메이지 신궁 주변은 새해 첫 참배를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쓰모데라 불리는 이 새해 첫 참배는 종교 행위를 넘어 일종의 사회적 의식에 가깝다. 가족 단위 방문객, 친구들과 함께 온 젊은이들, 관광객까지 한데 섞여 새해 소원을 빌고 부적을 고른다. 참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는 노점에서 간단한 간식이나 따뜻한 음료를 들고 새해 공기를 즐기는 모습이 이어진다.
1월 초 일본 여행의 또 다른 풍경은 쇼핑가에서 만난다. 새해 첫 영업과 동시에 시작되는 세일과 ‘후쿠부쿠로’ 판매는 일본만의 풍경이다. 봉투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는 복주머니를 사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서고, 가게 앞에는 기대와 호기심이 뒤섞인 표정들이 모인다. 여행객에게는 단순한 할인 행사를 넘어, 일본 소비 문화의 한 장면을 체험하는 기회가 된다.
중순으로 접어들면 거리에서 화려한 기모노 차림의 젊은이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성인식이 열리는 시기다. 시청 주변이나 공공시설 앞에서는 사진을 찍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여행자는 멀리서 그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일본 사회가 성년을 맞이하는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자연으로 눈을 돌리면 1월의 일본은 본격적인 겨울 여행지로 변한다. 홋카이도와 나가노, 니가타의 스키 리조트는 파우더 스노우를 즐기려는 여행객으로 붐빈다. 설질이 좋기로 유명한 일본의 겨울 산은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코스를 갖추고 있다. 낮 동안 설원을 즐긴 뒤 온천에 몸을 담그는 일정은 이 계절 일본 여행의 정석에 가깝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일본의 1월은 차갑기만 하지는 않다. 새해를 맞는 의식, 거리의 활기, 눈 덮인 자연과 따뜻한 온천이 대비를 이루며 여행의 밀도를 높인다. 성수기 특성상 혼잡과 예약 부담은 있지만, 그만큼 일본 사회의 기본 리듬과 계절감을 가장 선명하게 만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1월의 일본은 조용한 겨울 여행이 아니라, 한 나라가 새해를 시작하는 장면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여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