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정인기 칼럼니스트] 한국 관광은 늘 한 박자 늦다. 시장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응이 늦어서다. 인도, 중국, 중동, 동남아 어느 시장을 보더라도 흐름은 분명하다. 수요는 이미 존재하고, 기회도 반복해서 등장한다. 그러나 그 기회를 실제 성과로 바꾸는 과정에서 한국은 번번이 뒤처진다. 문제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속도’다. 관광은 타이밍 산업이다. 항공 노선 하나, 비자 정책 하나가 시장 흐름을 바꾼다. 같은 시기, 경쟁국들은 항공 노선을 빠르게 복원하며 관광객을 다시 끌어들였지만, 한국은 회복 속도에서 한발 늦었다. 이 격차는 단순한 시차가 아니라, 결과의 차이로 이어진다.
구조도 문제다. 관광 정책은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다. 항공은 따로, 비자는 따로, 관광은 또 따로 움직인다. 하나의 시장을 두고도 전략은 분산되고, 실행은 엇박자가 난다. 결과적으로 정책은 존재하지만,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 연결되지 않는 정책은 효과를 만들지 못한다.
민간과 정부의 간극도 크다. 시장은 빠르게 변하는데, 정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항공사는 수요를 보고 움직이지만, 제도는 규제를 기준으로 움직인다. 관광업계는 변화를 요구하지만, 정책은 기존 틀을 유지하려 한다. 이 간극이 쌓이면서 대응 속도는 더 느려진다.
결국 같은 일이 반복된다. 수요가 생기면 대응이 늦고, 대응이 시작되면 이미 시장은 이동해 있다. 그리고 뒤늦게 따라붙지만, 그때는 이미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다. 한국 관광이 ‘회복은 하지만 선점하지 못하는’ 이유다.
해법은 복잡하지 않다. 속도를 바꾸는 것이다.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항공, 비자, 관광 정책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고, 실행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관광은 계획이 아니라 실행의 산업이다.
이 연속 칼럼에서 확인한 것은 하나다.
시장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문제는 시장이 아니었다.
한국이 늦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