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해안은 과거와 현재가 가장 역동적으로 맞닿는 공간이다. 그 중심에 자리한 곳이 바로 칭다오 올림픽요트경기장이다. 잔잔한 수면 위에 빼곡히 들어선 요트 마스트들은 마치 숲처럼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다. 그 뒤로는 유리 외벽의 고층 빌딩들이 겹겹이 서 있으며, 바다와 도시가 한 프레임 안에서 공존한다.
이곳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요트 종목이 열렸던 경기장이다. 베이징이 아닌 칭다오에서 해상 경기가 열린 이유는 분명했다. 황해를 끼고 있는 칭다오는 중국 내에서도 바람 조건이 좋고 해양 스포츠 기반이 탄탄한 도시로 평가받아 왔다. 당시 대회를 앞두고 해역의 수질 개선과 해조류 제거 작업이 대대적으로 이뤄졌고, 그 과정은 도시 환경 개선의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경기장에는 재미있는 일화도 전해진다. 올림픽을 준비하던 시기, 칭다오 앞바다에는 대량의 해조류가 떠밀려와 경기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시민과 군인, 자원봉사자들이 총동원돼 해조류를 수거하는 장면은 당시 중국 언론의 주요 뉴스가 됐다. 위기를 함께 넘긴 경험은 이 도시가 ‘요트 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의 경기장은 더 이상 올림픽 경기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국제 요트 대회와 해양 축제가 열리고, 일반 관광객도 마리나를 따라 산책하며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복합 해양문화 공간으로 변모했다. 부두에 정박한 크루저와 세일 요트, 펄럭이는 각국의 깃발은 이곳이 국제적인 해양 교류의 무대임을 보여준다.
특히 해 질 무렵의 풍경은 인상적이다. 낮게 기울어진 햇빛이 수면 위에 길게 번지고, 요트의 그림자가 잔잔한 물결에 흔들린다. 그 너머로 현대식 스카이라인이 희미한 안개 속에 실루엣처럼 떠오른다. 바람과 빛, 그리고 도시의 시간이 한 장면에 겹쳐지는 순간이다.
칭다오 올림픽요트경기장은 올림픽 유산을 관광 자산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사례로 꼽힌다. 한때 세계의 시선이 모였던 경기장은 이제 일상의 풍경이 됐다. 그러나 마스트 사이를 스치는 바람은 여전히 2008년 여름의 함성과 긴장을 기억하고 있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