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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로텐부르크, 독일 중세의 숨결과 일상의 온기를 따라

(독일=뉴스트래블) 차우선 기자 = 독일 로텐부르크 오브 데어 타우버에 도착한 순간, 마치 오래된 이야기 속으로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도시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돌바닥 하나, 창문 하나, 간판 하나에 수백 년의 시간이 스며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따라 여섯 개의 장면을 걸었다.

 

 

시청사 앞, 도시의 품격을 마주하다

 

광장의 중심에 우뚝 선 시청사는 도시의 얼굴이다. 르네상스와 바로크가 어우러진 건축물은 장엄하면서도 따뜻하다. 계단을 오르며 생각했다.  이곳은 행정의 공간이 아니라 공동체의 심장이라고..., 펄럭이는 깃발 아래서 이 도시의 자부심을 느꼈다.

 

 

붉은 목재가 교차하는 건물과 검은 선이 정갈하게 그어진 약국 건물, “Marien-Apotheke”라는 간판 아래서 중세의 숨결을 느꼈다. 사람들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웃고, 카페 테라스에서는 와인이 기울어진다. 이곳에서는 시간도 느긋하게 흐른다. 로텐부르크는 살아있는 동화다.

 

 

지겐토르 시계탑의 아치 아래를 지나면서 마치 시간의 문을 통과하는 듯했다. 초콜릿 가게에서 퍼지는 달콤한 향기, 꽃이 만발한 창가 그리고 조용한 골목. 이 거리에서의 오후는 부드럽고도 조용했다. 초콜릿 한 조각과 함께 독일 여행의 가장 달콤한 순간을 맛보았다.

 

 

좁은 골목 끝, 'Kaufmanns Garten'이라는 이름이 벽에 새겨진 오래된 건물 앞에서 멈췄다. 노란 트럭이 잠시 쉬어가는 그 자리는 마치 시간도 숨을 고르는 듯했다. 멀리 보이는 첨탑은 조용히 도시를 지켜보고 있다. 이 골목에서 나는 독일의 진심을 만났다. 화려하지 않지만 정직하고,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공간.

 

 

시간의 수호자, “Zur Waffenkammer” 앞에서

 

골목을 걷다 문득 멈춰 선 곳, 철갑을 두른 기사가 바라본다. 투구부터 흉갑, 건틀릿, 경갑까지 완벽하게 갖춘 갑옷은 마치 중세의 수호자가 이 시대를 지키고 있는 듯하다. 방패에는 'WAFFENKAMMER'라는 글자와 교차된 검이 새겨져 있다. 이곳은 단순한 상점이 아닌 중세의 정신을 간직한 공간이다.

 

 

일상의 풍경, 골목 끝에서 만난 평화

 

붉은 기와지붕 아래 분홍색, 노란색, 흰색으로 칠해진 집들이 나란히 서 있다. 창가에는 빨간 꽃이 피어 있었고, 오래된 가로등이 벽에 기대어 있다. 두 대의 자동차가 조용히 서 있고, 한 사람이 그 옆을 지나간다.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이지만, 그 안에는 이 도시의 진짜 얼굴이 담겨 있다. 관광지로서의 화려함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일상의 따뜻함.

 

이 여섯 장면은 단순한 여행의 기록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걷는 여정이다. 로텐부르크는 말해줬다. 진짜 아름다움은 오래된 것 속에, 조용한 것 속에,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 속에 숨어 있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마지막 여정은 꿈속 같던 과거의 시간 속에서 벗어나 곧 현실로 돌아가야 할 여행자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여행자들이 돌아가야 할 일상의 소중함을 알려주려는 길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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