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중유럽의 심장부에 위치한 헝가리는 최근 장기 체류자와 디지털 노마드 사이에서 ‘한 달 살기’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의 전통적 고전미와 합리적 물가, 안정적인 생활 인프라가 공존하며, 수도 부다페스트를 중심으로 실속 있는 장기 체류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부다페스트는 헝가리 한 달 살기의 핵심 도시다. Numbeo 2025년 기준 생활비 지수는 서울 대비 약 60~65% 수준으로, 유럽 주요 도시 중에서도 합리적인 편이다. 1인 기준 월평균 체류비는 약 900~950달러 수준이며, 시내 중심가 원룸 임대료는 600~700달러 선에서 구할 수 있다.
도시 중심부에는 지하철, 트램, 버스 등 촘촘한 대중교통망이 있어 이동이 편리하며, 월 30유로 내외의 교통 정기권으로 시내 전역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다. 카페형 코워킹 스페이스와 고속 인터넷망은 디지털 노마드와 원격근무자에게 큰 장점이다.

부다페스트는 문화와 여가가 일상 속에 녹아 있는 도시다. 도나우강을 따라 펼쳐진 세체니 다리와 국회의사당, 부다페스트 성 등의 풍경은 매일 다른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구시가지의 카페 거리와 거리 공연, 미술관, 클래식 콘서트는 장기 체류자에게 단순 관광을 넘어 일상의 즐거움을 준다. 겨울철에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온천 문화가 장기 체류자들의 여가를 풍성하게 만든다.
부다페스트 외에도 세게드, 페치, 에게르와 같은 중소도시는 생활비가 더 저렴하고, 지역적 특색이 뚜렷하다. 세게드는 예술과 축제가 활발한 도시로, 월세와 생활비가 수도 대비 약 20% 저렴하다. 페치는 대학 도시로 젊은 층과 외국인 유입이 많아 활기찬 생활을 경험할 수 있으며, 에게르는 와인과 온천 문화로 느린 삶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이런 소도시 선택지는 장기 체류자에게 부다페스트보다 여유로운 생활과 독특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헝가리는 중유럽에서 비교적 안전한 국가로 평가된다. 주요 관광지와 주거 지역은 치안이 양호하며, 야간 이동이나 대중교통 이용 시 큰 불편이 없다. 다만 관광객이 많은 지역에서는 소매치기와 경미한 범죄가 발생할 수 있어 기본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GPI 등 안전 지표에서 헝가리는 유럽 내 중상위권 수준으로, 장기 체류 안정성을 뒷받침한다.
공공의료는 절차가 복잡할 수 있지만, 민간 병원과 약국 시스템이 잘 발달해 체류자 접근성이 높다. EHIC(유럽 건강보험 카드) 소지자 또는 민간보험 가입자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도심 내 슈퍼마켓, 카페, 병원, 공공시설이 밀집해 있어 생활 편의성이 높다.

부다페스트 중심 주요 카페와 코워킹 스페이스는 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며, 평균 광대역 속도는 150~180Mbps로 디지털 업무가 가능하다. 2024년부터 시행된 ‘White Card’ 비자 제도는 디지털 노마드와 장기 체류자를 대상으로 합법적인 체류를 지원하며, 임대 계약, 소득 증빙 등을 조건으로 신청할 수 있다. 최근 발급 건수는 증가 추세로, 헝가리를 장기 체류 목적으로 찾는 외국인들에게 긍정적 신호를 준다.
체코, 폴란드, 오스트리아와 비교할 때 헝가리는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문화적 경험이 풍부하며, 디지털 환경과 장기 체류 정책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 오스트리아 비엔나가 생활비가 높고, 체코 프라하는 관광객 중심 체류 환경이 강한 반면, 헝가리는 비용과 문화, 체류 편의성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헝가리는 부다페스트를 중심으로 생활비, 문화, 안전, 디지털 환경이 조화를 이루며, 실속 있는 유럽 체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선택지다. 빠르게 움직이는 관광지보다 여유로운 도시에서 일상과 여행을 동시에 경험하고 싶은 장기 체류자에게, 헝가리의 한 달은 ‘유럽 속 느린 삶’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