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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심층 기획⑤] 멕시코, 라틴아메리카의 ‘한 달 살기’ 매력국가

멕시코시티·과달라하라 중심, 저비용 체류와 문화적 깊이가 공존하는 장기 거주지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멕시코는 흔히 여행지로만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노마드와 장기 체류자들에게 ‘살기 좋은 나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025년 기준 국제 비교 사이트 Numbeo에 따르면 멕시코의 평균 생활비는 서울의 약 45~55% 수준이며, 안전 지수도 주요 남미 국가 중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저렴한 물가, 풍부한 문화 자산, 따뜻한 기후가 균형을 이루며 ‘한 달 살기’ 목적지로서의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 멕시코시티는 국가의 정치·경제·문화 중심지로, 다양한 체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최근 몇 년간 외국인 원격근무자들이 몰리면서 콜로니아 로마(Roma)와 콘데사(Condesa) 같은 지역은 젊은 창작자와 디지털 워커의 거점으로 변모했다. 월세를 포함한 1인 체류 비용은 약 900~1,200달러 수준으로, 라틴아메리카 주요 수도 중 중간 정도의 수준이다. 도시의 와이파이 품질은 안정적이며, 스타트업 허브로 지정된 지역에는 코워킹 스페이스와 영어 기반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과달라하라는 멕시코 제2의 도시이자 서부 문화의 중심이다. 멕시코 전통 음악 ‘마리아치’와 테킬라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이곳은, 대도시의 편리함과 소도시의 여유가 공존한다. 2025년 현지 통계청(INEGI)에 따르면 과달라하라의 월평균 임대료는 멕시코시티보다 약 20% 저렴하며, 안전지수 또한 상위권에 속한다. 기후는 연중 온화하고, 주요 도심 지역은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편이다.

 

 

멕시코의 치안 문제는 늘 논의 대상이지만, 지역별로 큰 편차가 있다. 관광객과 외국인이 주로 체류하는 멕시코시티 중심부, 과달라하라, 메리다 등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특히 유카탄주의 주도 메리다는 ‘멕시코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꼽히며, 밤에도 도심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치안이 유지된다. 미국의 데이터 기관 CEOWORLD는 2024년 ‘세계 안전도 지수’에서 메리다를 중남미 지역 1위로 평가했다.

 

생활비와 치안 외에도 기후는 멕시코의 큰 장점이다. 멕시코시티는 해발 2,200m 고원에 위치해 여름에도 30도를 넘지 않으며, 겨울에도 영상 10도 내외로 쾌적하다. 해변 도시 푸에르토바야르타(Puerto Vallarta)나 칸쿤은 따뜻한 해양성 기후와 관광 인프라 덕분에 워케이션이나 리조트형 장기 체류지로 인기가 높다. 다만, 여름철 폭우나 허리케인 가능성은 유의해야 한다.

 

의료 인프라도 외국인 체류자에게 매력적이다. 멕시코는 공공의료와 민간의료가 병행되는 구조로, 병원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주요 도시에는 미국계 병원이나 국제 인증 의료기관이 다수 있으며, 진료비는 미국 대비 60~70% 저렴하다. 외국인 전용 건강보험(Expats Medical Plan)이나 단기 체류 보험도 쉽게 가입할 수 있어 장기 체류 안정성을 높인다.

 

 

멕시코 정부는 최근 외국인 체류 확대를 위해 비자 제도를 완화하고 있다. 180일 이내 체류는 비자 없이 가능하며, 2024년부터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 시범 프로그램이 일부 지역에서 시행 중이다. 장기 체류를 원하는 외국인은 ‘임시거주 비자(Temporary Resident Visa)’를 통해 최대 4년까지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문화적 매력 또한 멕시코의 강점이다. 매년 11월 열리는 ‘죽은 자의 날(Día de Muertos)’ 축제는 전 세계 여행객이 찾는 대표 문화 행사로, 도시 전체가 형형색색의 조화와 추모의 공간으로 변한다. 음식 역시 풍부하다. 타코, 세비체, 포솔레 같은 현지 요리는 저렴하면서도 현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메뉴로, 한 달 체류 중 식문화 경험만으로도 깊은 만족을 준다.

 

결국 멕시코의 ‘한 달 살기’는 단순히 저비용 체류가 아니라 ‘문화와 일상의 공존’을 의미한다. 체류자는 하루를 일하고, 오후엔 거리 공연을 보고, 주말엔 테킬라 마을이나 고대 마야 유적을 찾아 떠난다. 라틴 특유의 따뜻한 인간관계와 느긋한 삶의 속도는 한국에서의 빠른 일상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멕시코는 지금,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삶의 전환’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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