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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분석] 세계 각국, 인재 확보 전쟁 돌입…관광 인재는 국경을 넘는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2035년,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인재에서 갈린다. WTTC(세계여행관광협회)는 향후 10년 안에 전 세계 관광 일자리 중 약 4,310만 개가 비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중에서도 중국 1,690만 명, 인도 1,100만 명, 유럽연합 640만 명이 사라질 전망이다. 관광 대국들이 동시에 ‘사람’을 잃고 있다. 이제 각국은 생존을 걸고 인재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 현상은 단순한 노동력 부족이 아니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 GDP의 10%를 차지하고, 고용 측면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을 품은 산업 중 하나다. 그만큼 인재 공백은 경제와 문화 전반의 균열로 이어진다. 팬데믹 이후 수요는 회복했지만, 산업은 아직 사람을 되찾지 못했다. 중국은 내국인 교육에, 인도는 해외 취업 훈련에, 유럽은 재교육 정책에 집중하며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중국 - 거대한 시장, 인재의 공백

 

중국은 세계 최대 관광 소비국이지만, 호텔·항공·여행 서비스 전 분야에서 인력 공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WTTC에 따르면 중국의 관광 종사자 수는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청년층의 산업 진입률은 2019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관광·호텔 관련 대학 교육을 확대하고, 지방 정부 단위로 ‘관광 서비스 인턴십 프로그램’을 신설해 내국인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숙련 인력의 해외 유출이 심각하다. 한국·싱가포르·UAE 등에서 중국 출신 숙박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있어 ‘관광인력 역수출’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인재의 공백이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구조다.

 

인도 - '세계의 호텔리어'를 수출하다

 

인도는 WTTC 보고서에서 두 번째로 큰 인력 부족국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세계 관광산업의 ‘인재 공급국’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인도 정부는 호텔경영·요리·관광관리 분야의 직업교육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해외 취업 중심의 커리큘럼을 도입했다.

 

이 정책은 단기적으로 국내 인력난을 심화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관광 인력 시장에서 인도가 ‘훈련된 노동력의 허브’로 자리 잡게 한다. 특히 인도산 호텔리어와 셰프들은 중동과 동남아 지역에서 이미 핵심 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연합 - 개방보다 재교육 중심으로

 

유럽연합(EU)은 640만 명의 인력 부족을 예상하지만, 중국이나 인도처럼 외국 인력 의존도를 높이지 않고 내국인 재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관광직종을 ‘미래 숙련직’으로 재분류하고, AI·데이터·서비스디자인 등 신기술 교육을 결합한 ‘스마트 관광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다만 남유럽 국가들은 다르다. 이탈리아·스페인은 관광산업 비중이 GDP의 12~15%에 달해 이민자 노동력 없이는 산업 유지가 어렵다. 이에 따라 숙박·레저 분야의 단기 취업비자를 확대하고, 관광비자를 취업비자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유럽 내부에서도 ‘이민 확대 vs 내국인 보호’의 정책 균열이 나타나는 셈이다.

 

인재 확보, 국경을 넘어야 하는 이유

 

WTTC는 이번 보고서에서 “관광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자본이 아니라 인재에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일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인력의 이동과 역량 교류가 필수라는 것이다.

 

이미 일부 다국적 관광기업은 국경을 초월한 인력 공유 모델을 실험 중이다. 호텔 체인들은 리모트 매니지먼트를 도입해 다른 국가의 숙련 인력이 원격으로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항공사들은 시즌별로 각국 인력을 순환 배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관광 인재는 더 이상 한 나라의 소유가 아니다. 국경을 넘는 인재의 흐름이, 곧 미래 관광산업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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