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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분석] 데이터로 본 ‘기후시대의 여행’…온도 1도 오르자, 관광의 지도가 달라졌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기온이 오르고, 비의 양이 달라지자 사람들의 여행지도도 변했다. 한국관광공사와 기상청의 데이터를 결합해 주요 관광지의 변화 양상을 분석한 결과, 폭염 시기에는 해안보다 실내 관광 수요가 늘고, 전통적인 여름 피서지의 체류 기간이 짧아지는 등 ‘기후 적응형 여행’이 뚜렷한 흐름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과 기상청 국가기후데이터센터 자료(2020~2024년)에 따르면, 평균기온 상승과 폭염일 증가가 두드러진 도심 지역에서는 여름철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해풍이 불거나 고지대에 위치한 지역은 같은 기간 방문 비율이 상승했다. 여름철 체류 행태 역시 짧은 일정, 실내 중심 여행으로 재편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공사 관계자는 “폭염과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계절별 여행 패턴이 바뀌고 있다”며 “봄·가을이 새로운 성수기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수단별 탄소배출량을 비교한 국토교통부 교통에너지데이터센터 통계에서는 단거리 항공편이 가장 높았고, 중형차·버스가 뒤를 이었다. 전기차와 기차는 1km당 배출량이 가장 낮았다. 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기차를 이용한 여행의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며, 저탄소 이동 수단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기후 변화는 지역 관광 패턴도 바꾸고 있다. 해안 도시들은 폭염과 태풍으로 여름 체류일이 짧아지는 대신, 가을 방문이 증가했다. 강릉은 여름철 단기 체류 비율이 높아지고, 9~10월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제주는 봄과 가을 항공 수요가 커지며 계절 분산형 여행지로 자리잡는 추세다. 반면 서울·대전 등 내륙 도시는 실내 관광 인프라를 중심으로 여름철 수요를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기후 적응을 관광 경쟁력으로 바꾼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덴마크의 삼쇠(Samsø)는 100% 재생에너지 섬으로 전환한 이후 지속가능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독일의 바덴바덴(Baden-Baden)은 기후치유도시 전략을 통해 체류형 관광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두 지역 모두 에너지·환경 데이터를 실시간 관리하며 관광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관광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기후 데이터 해석력’에 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온, 강수량, 혼잡도, 탄소배출량 같은 요소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이미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실 관계자는 “기후 위기 시대에는 데이터가 곧 관광의 인프라”라며 “기후 변화를 읽고 대응하는 능력이 지역 경쟁력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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