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2 (일)

  • 구름많음동두천 11.5℃
  • 맑음강릉 15.0℃
  • 구름많음서울 11.7℃
  • 구름많음대전 11.1℃
  • 맑음대구 6.3℃
  • 맑음울산 13.5℃
  • 구름많음광주 12.2℃
  • 구름많음부산 14.6℃
  • 맑음고창 11.5℃
  • 맑음제주 10.6℃
  • 구름많음강화 11.6℃
  • 맑음보은 0.8℃
  • 맑음금산 11.9℃
  • 맑음강진군 3.5℃
  • 맑음경주시 1.4℃
  • 맑음거제 11.7℃
기상청 제공

모래 위의 유럽, 시간이 머무는 청도 팔대관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붉은 지붕의 별장들 뒤로 겨울 바다가 잔잔히 펼쳐진다. 넓은 백사장과 암반 지대, 그리고 유럽풍 건물들이 한 화면에 담긴다. 사진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대표적 해안 경관지인 팔대관 일대 풍경이다. 맑은 하늘 아래 해변은 한가롭고, 바다는 은빛으로 빛난다.

 

팔대관 해변에 서면 도시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보인다. 한쪽으로는 모래사장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바다로 이어지고, 다른 쪽으로는 숲과 언덕 사이 유럽식 별장들이 줄지어 서 있다. 썰물 때 드러난 바위 지대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바다를 관찰한다. 아이들은 조개를 줍고, 어른들은 사진을 찍는다. 차가운 계절이지만 풍경은 따뜻한 색을 띤다.

 

 

팔대관은 이름 그대로 ‘여덟 개의 관문’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 지역의 도로 이름이 산해관, 가욕관 등 중국의 유명 관문에서 유래했다. 청 말기와 독일 조계 시기를 거치며 외국인 거주지와 휴양지로 개발됐고, 독일식과 러시아식, 영국식 건축이 혼재된 독특한 경관이 형성됐다. 그래서 이 일대는 칭다오의 근대사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언덕 위에 자리한 화스러우는 팔대관의 상징적 건물이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이 석조 건물에는 장제스가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격동의 시대, 지도자가 이곳 발코니에서 어떤 풍경을 바라봤는지는 기록마다 다르지만, 바다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역사와 풍경이 한 지점에서 만나는 장소다.

 

 

사진 속 해변은 팔대관과 맞닿은 해안 일대로, 썰물 때면 넓은 암반과 갯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점처럼 흩어진 사람들의 모습은 도시가 여전히 활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식 고층 건물이 멀리 보이지만, 전면에 펼쳐진 것은 자연과 오래된 건축물이다. 전통과 현대가 나란히 놓여 있다.

 

팔대관은 거대한 명소라기보다, 천천히 걸으며 음미하는 공간에 가깝다. 모래사장 위 발자국은 금세 지워지지만, 붉은 지붕과 바다는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왔다. 바다와 별장이 함께 만드는 이 풍경은 칭다오를 가장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잠시 머물러 바다를 바라보고,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

포토·영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