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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한강 출렁다리, 이건 정말 관광일까

기대와 반발 사이에서 본 지자체 상징 사업의 익숙한 풍경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한강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구상이 다시 등장했다. 경기도 하남과 남양주를 잇는 보행 전용 출렁다리 계획은 발표 직후 관광 활성화와 전시성 사업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불러냈다. 기대보다 빠르게 커진 것은 환호보다 “왜 또 출렁다리인가”라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은 다리 하나의 필요성을 묻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출렁다리는 반복돼 온 지방자치단체 관광 개발의 상징적 선택이고, 이번 논란은 관광이라는 말이 행정에서 어떻게 사용돼 왔는지를 그대로 드러낸다.

 

논란의 출발점, 한강 출렁다리는 무엇인가

이번에 거론된 한강 출렁다리 사업은 두 지자체를 연결하는 보행 인프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한강 본류에 교각을 세우지 않는 방식, 친환경 설계, 관광 자원화라는 설명이 함께 제시됐다. 사업은 아직 공동 연구와 타당성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구상만으로도 지역 사회의 반응은 빠르게 갈렸다.

 

논쟁의 초점은 다리의 구조보다도 사업의 우선순위에 맞춰졌다. 교통과 생활 인프라 개선보다 관광 시설이 먼저 언급되는 구조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출렁다리는 곧바로 찬반을 가르는 상징이 됐다.

 

관광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순간

지자체의 대형 사업에서 관광은 설명이 아니라 설득의 언어다. 관광이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사업은 개발이 아닌 지역 활성화로 성격이 이동한다. 예산 투입은 미래 효과로 정당화되고, 반대 의견은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주장처럼 보이기 쉽다.

 

출렁다리 역시 이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보행 인프라라는 기능적 설명보다 관광 명소, 랜드마크, 체류형 관광이라는 표현이 앞선다. 관광은 이 사업의 목적이자 동시에 질문을 밀어내는 방패 역할을 한다.

 

지자체 관광 개발의 반복되는 공식

출렁다리는 낯선 선택이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전망대, 스카이워크, 케이블카, 대형 조형물이 비슷한 논리로 등장해 왔다. 공통점은 분명하다. 눈에 띄고, 사진이 잘 나오며, 성과를 숫자보다 이미지로 보여주기 쉽다는 점이다.

 

관광 상징물은 행정의 성과를 가장 빠르게 시각화하는 수단이다. 반면 관광 효과의 지속성이나 지역 생활과의 연결성은 상대적으로 늦게 검증된다. 그 사이 또 다른 상징 사업이 다음 계획에 등장하는 장면도 반복돼 왔다.

 

출렁다리는 남고, 질문은 남지 않는다

문제는 찬반이 아니라 질문의 실종이다. 다리를 놓을지 말지를 두고는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지만, 이 지역에 어떤 관광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유지 비용은 누가 감당하는지, 운영 주체는 누구인지, 주민의 일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질문은 뒤로 밀린다.

 

출렁다리 논란 역시 사업의 성사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관광 정책의 방향 자체를 묻는 논의는 충분히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


한강 출렁다리 논란은 하나의 시설을 둘러싼 갈등을 넘어, 지방자치단체가 관광을 기획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관광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모든 개발을 정당화하는 열쇠가 됐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 다리가 놓일지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관광 사업이 또 어떤 구조물로 등장할지, 그리고 그때도 우리는 같은 질문을 반복할지에 대한 점검이다. 출렁다리는 흔들리지만,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선택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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