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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국가별 방한 리포트] 한국을 찾는 홍콩인의 여행법

그들의 여행은 왜 명동과 면세점에서 하루를 시작할까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홍콩 관광객의 한국 여행은 빠르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도심으로 직행하고, 짐을 풀기도 전에 번화가로 향한다. 일정표에는 ‘휴식’보다 ‘동선’이 먼저 적힌다.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것을 사들이고, 보고,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카페에 오래 앉아 있거나 골목을 천천히 걷는 장면은 드물다. 대신 쇼핑백을 든 채 매장을 오가고, 휴대전화 계산기를 두드리며 가격을 비교한다. 여행의 리듬이 분 단위로 움직인다. 한국은 이들에게 산책하는 도시가 아니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도시다.

 

한국관광공사 국가별 방한관광시장 분석에서도 홍콩은 체류 기간은 짧지만 1인당 지출액이 높은 대표적 ‘고소비 시장’으로 분류된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풍경은 이 수치를 그대로 증명한다.

 

 

도시에서 도시로, 가장 가까운 해외여행

 

홍콩과 한국은 물리적으로 가깝다. 비행시간은 3시간 남짓. 마음만 먹으면 주말에도 다녀올 수 있다. 장거리 여행이 아니라 ‘근거리 해외’에 가깝다.

 

이 거리감은 여행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큰 준비 없이 가볍게 떠난다. 휴가를 길게 내지 않아도 되고, 짐도 최소화한다. 대신 현지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는 데 더 적극적이다.

 

그래서 홍콩 관광객에게 한국은 ‘큰 이벤트’가 아니다. 필요할 때 잠깐 들르는 쇼핑 여행지, 혹은 계절마다 한 번씩 찾는 익숙한 목적지에 가깝다.

 

짧고 굵게, 2~3일 압축 일정

 

체류 기간은 대체로 짧다. 2박 3일, 길어야 3박 4일. 일정은 촘촘하게 짜인다. 하루에 여러 상권을 연달아 도는 ‘속전속결’ 방식이다.

아침에는 면세점, 오후에는 백화점과 로드숍, 저녁에는 야시장과 맛집. 이동 동선도 명확하다. 명동, 동대문, 잠실, 홍대처럼 상업시설이 밀집된 지역 위주로 움직인다.

 

관광지 몇 곳을 찍고 돌아오는 여행과는 다르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얼마나 봤느냐’보다 ‘얼마나 잘 샀느냐’다. 여행의 성과가 쇼핑백 무게로 측정된다.

 

면세점과 명동, 소비가 집중되는 공간들

 

홍콩 관광객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관광 명소가 아니다. 면세점과 화장품 매장, 패션숍이 모여 있는 상권이다. 매장 앞에는 큰 캐리어를 끄는 여행객들이 줄지어 선다.

 

화장품과 건강식품, 의류, K-팝 굿즈까지 구매 품목도 다양하다. 가격과 품질, 브랜드 신뢰도가 동시에 작용한다. ‘한국에서 사면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소비 방식도 과감하다. 여러 개를 한 번에 담고, 지인 부탁 물품까지 챙긴다. 개인 쇼핑을 넘어 ‘대리 구매’ 성격도 일부 섞인다. 자연스럽게 객단가가 높아진다.

 

익숙한 한류, 실용적인 여행 동기

 

물론 한류도 중요한 이유다. 드라마와 영화, K-팝은 한국을 친숙하게 만든 배경이다. 좋아하는 브랜드와 콘텐츠가 여행 동기가 된다.

하지만 홍콩 관광객의 선택은 비교적 현실적이다. ‘가보고 싶다’보다 ‘살 게 있다’가 더 강하다. 감성보다 실용에 가깝다. 여행이 곧 소비 활동이다.

 

그래서 동선에도 군더더기가 없다. 굳이 멀리 돌아가지 않는다.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필요한 것만 챙긴다. 홍콩식 여행의 핵심은 속도와 합리성이다.

 

한국 관광이 만나는 가장 ‘도시적인 얼굴’

 

홍콩 관광객은 한국 관광의 또 다른 축을 보여준다. 오래 머무는 대신, 짧은 시간에 높은 지출을 남긴다. 숫자로 보면 가장 ‘밀도 높은’ 시장이다.

 

이들의 발걸음은 특정 지역을 빠르게 달군다. 명동과 면세점, 백화점 매출은 홍콩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에 즉각 반응한다. 체류 시간은 짧아도 존재감은 크다.

 

주말처럼 짧게 와서, 쇼핑백 가득 채우고 돌아가는 사람들. 홍콩 관광객의 속도감 있는 여행이 오늘도 서울 도심의 심박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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