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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국가별 방한 리포트] 한국을 찾는 싱가포르인의 여행법

그들의 여행은 왜 미식과 호텔에서 하루를 시작할까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싱가포르 관광객의 한국 여행은 서두르지 않는다. 명동으로 곧장 달려가는 대신, 호텔 조식당에서 여유롭게 하루를 연다. 여행 일정에는 ‘몇 곳을 볼 것인가’보다 ‘어디서 머물 것인가’가 먼저 적힌다. 속도보다 질이 우선이다.

 

도심을 걷는 걸음도 느긋하다. 카페에 오래 앉아 있고, 식당 한 곳을 고르는 데도 시간을 들인다. 할인 간판보다 공간 분위기와 서비스 수준을 먼저 살핀다. 소비가 신중하고, 선택에는 이유가 있다.

 

한국관광공사 국가별 방한관광시장 분석에서도 싱가포르는 1인당 지출 규모가 높은 고소득 시장으로 분류된다. 체류는 비교적 길고, 숙박과 식음료, 체험 분야 소비 비중이 크다. 숫자보다 ‘체감 품질’이 중요한 여행자들이다.

 

 

여행이 일상인 도시, 까다로운 선택

 

싱가포르는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사회다. 휴가철이면 주변국을 가볍게 오가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다양한 도시를 이미 경험한 여행자들이 많다. 자연히 눈높이도 높다.

 

‘처음 가보는 나라’에 대한 설렘보다 ‘다른 곳과 무엇이 다른가’를 따진다. 교통, 위생, 서비스, 안내 체계까지 세심하게 비교한다. 여행지에도 도시의 완성도를 요구한다.

 

한국은 그런 기준을 통과한 몇 안 되는 목적지다. 안전하고 편리하며, 먹거리와 볼거리가 밀집돼 있다. 싱가포르 관광객에게 한국은 ‘믿고 갈 수 있는 도시’에 가깝다.

 

숙소가 곧 여행, 호텔과 위치가 일정의 중심

 

싱가포르 관광객은 숙소 선택에 공을 들인다. 가격보다 위치와 브랜드, 시설을 먼저 본다. 여행 만족도가 숙박 경험에서 결정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급 호텔이나 고급 레지던스, 평점 높은 부티크 호텔 선호가 뚜렷하다. 객실에서 보내는 시간도 적지 않다. 숙소 자체가 여행 코스의 일부다.

 

짐을 풀면 주변 상권에서 천천히 움직인다. 호텔 근처 맛집과 카페, 쇼핑 공간을 여유롭게 즐긴다. ‘멀리 많이’보다 ‘가까이 깊게’가 이들의 방식이다.

 

미식과 카페, 경험에 돈을 쓰는 소비

 

싱가포르 관광객의 지출은 식탁에서 크게 나타난다. 유명 맛집 예약을 미리 잡고, 현지 추천 식당을 찾아다닌다. 한 끼 식사에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길거리 음식도 즐기지만, 단순히 저렴해서가 아니다. ‘꼭 먹어봐야 할 메뉴’이기 때문이다. 음식이 하나의 문화 체험이 된다. 여행 후 기억에 남는 것도 결국 맛이다.

 

카페와 디저트숍, 전시와 클래스 같은 체험형 소비도 활발하다. 물건보다 경험에 더 많은 비용을 쓴다. 소비가 ‘소유’가 아니라 ‘기억’을 향한다.

 

길게 머물며 천천히 도는 체류 방식

 

체류 기간도 비교적 여유롭다. 며칠 더 머무르며 도시를 천천히 둘러본다. 하루에 많은 장소를 찍기보다, 한 지역을 깊게 경험한다.

 

서울에만 머물지 않고 근교나 지방 도시로 발길을 넓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산이나 제주 같은 다른 색깔의 도시를 함께 묶는다. 여행을 하나의 ‘코스’처럼 설계한다.

 

이런 움직임은 지역 관광에도 긍정적이다. 짧고 강한 소비보다, 넓고 고른 소비가 발생한다. 체류형 관광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한국 관광이 만나는 ‘프리미엄 여행자’

 

싱가포르 관광객은 한국 관광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더 싸게가 아니라, 더 좋게. 더 많이가 아니라, 더 만족스럽게. 여행의 기준을 질에 둔다.

 

이들이 찾는 것은 화려한 명소보다 완성도 높은 경험이다. 서비스와 맛, 공간의 분위기가 선택을 좌우한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평가된다.

 

천천히 걷고, 오래 머물고,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 싱가포르 관광객의 조용한 소비가 한국 관광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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