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2026년 봄, 전 세계 순례자와 여행자들의 시선이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Umbria)주로 향하고 있다. 성 프란체스코 서거 800주년을 기념해 선포된 ‘특별 희년’이 정점에 달하며, 평소 접하기 힘든 성인의 자취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단 1시간의 묵념, 3월 22일까지만 허용되는 ‘기적의 순간’
이번 여정의 핵심은 아씨시 산 프란체스코 대성당 하부 성당에서 진행되는 성인의 유해 공개입니다. 오는 3월 22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허용되는 이번 공개 묵념은 역사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묵념은 주중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 사이, 한 시간 간격으로 철저한 사전 예약제를 통해 운영된다. 개인 방문객은 물론 수도사와 동행하는 단체 참배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할 수 있으며, 800년 전 ‘청빈과 평화’를 몸소 실천했던 성인의 숨결을 직접 확인하려는 이들로 아씨시 전역은 엄숙하면서도 뜨거운 활기로 가득하다.
런던에서 로마까지, 천 년의 길 ‘비아 프란치제나’의 재발견
성인의 발자취는 순례길 ‘비아 디 프란체스코(Via di Francesco)’와 천 년 역사의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로 이어진다. 런던에서 시작해 스위스를 거쳐 로마에 닿는 이 거대한 여정 중, 이탈리아 구간은 약 1800km에 달한다.
특히 북동부 아오스타에서 시작해 로마를 거쳐 풀리아의 바리(Bari)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단순한 걷기를 넘어 자전거, 승마 등 현대적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슬로우 투어리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순례객들은 에밀리아 로마냐(Emilia Romagna)주의 베루치오에서 성인의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자라났다는 전설의 ‘800년 된 사이프러스 나무’를 만나며 여정의 감동을 완성한다. 고된 하루 끝에 만나는 지역별 미식과 달콤한 휴식은 이 길을 걷는 순례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