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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연속칼럼③] 중동은 돈을 쓰고 있는데, 한국은 놓치고 있다

관광은 숫자가 아니라, 돈의 싸움이다

[뉴스트래블=정인기 칼럼니스트] 중동 관광시장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중심으로 한 고소득 관광객층은 글로벌 관광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수요다. 이들은 체류 기간이 길고, 숙박·쇼핑·의료·웰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출을 확대한다. 특히 1인당 소비 규모는 일반 관광객 대비 2~3배 수준으로 평가되며, 의료관광의 경우 수천만 원 단위 지출이 발생하는 고부가 시장이다. 관광객 수가 아니라 ‘소비의 질’이 시장의 가치를 결정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일본과 유럽 주요 국가는 중동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항공 노선을 확대하고, 비자 절차를 간소화하며, 프리미엄 관광 상품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럭셔리 호텔, 맞춤형 여행 서비스, 의료·웰니스 프로그램을 결합해 관광 자체를 고가의 경험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단순히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많이 쓰는 관광객을 선점하는 전략이다.

 

반면 한국은 이 흐름에서 뚜렷한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동과의 항공 연결성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비자 제도 역시 높은 장벽으로 작동한다. 일부 의료관광 수요가 존재하지만, 이를 국가 차원의 관광 전략으로 확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고소득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와 서비스 역시 경쟁국 대비 부족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관광 산업의 기준은 이미 바뀌었다.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오느냐가 아니라, 그 관광객이 얼마를 쓰느냐가 핵심이다. 같은 100만 명이라도 소비 구조에 따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완전히 달라진다. 중동 관광객은 이 기준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양적 확대’ 중심의 접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기회의 유효기간이다. 고부가가치 관광 시장은 선점 효과가 강하다. 한 번 형성된 여행 패턴은 쉽게 바뀌지 않고, 특정 국가에 대한 선호가 고착된다. 지금 이 시장을 놓치면, 이후에는 더 많은 비용을 들여도 되돌리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중동 시장을 겨냥한 항공 노선 확대, 비자 제도 개선, 그리고 럭셔리·의료·웰니스 관광을 결합한 전략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단순히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광객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기준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중동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관광은, 숫자가 아니라 돈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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