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강원도 춘천의 산자락, 해발 123m 높이로 우뚝 솟은 거대한 사력댐이 상징인 소양강댐. 1973년 완공 이후 반세기 동안 수도권의 생명수이자 홍수 조절의 중추 역할을 수행해 온 이곳이, 따사로운 봄바람을 머금고 관광객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뉴스트래블> 취재진이 찾은 소양강댐은 거대한 규모의 위용을 자랑하면서도, 동시에 춘천 특유의 평화로운 정취를 뿜어내고 있었다.
호수라고 하기엔 규모가 다르고, 전망대라고 하기엔 감정이 깊다. 춘천 북쪽, 지도를 펼쳐도 실감이 나지 않는 물의 공간이 있다. 사진으로 보면 그저 넓은 풍경일 뿐인데, 이상하게도 다녀온 사람들은 비슷한 말을 남긴다. “생각보다 오래 서 있었다.” 왜 그런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진다.
처음부터 특별해 보이진 않는다.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소양강댐은 ‘설명으로 끌리는 곳’이 아니라 ‘의문으로 끌리는 곳’이다.
댐 위에 올라서는 순간, 풍경은 예상보다 훨씬 크게 열린다. 문제는 크기보다 ‘멈춤’이다. 한 걸음 걷다가, 어느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발이 멈춘다. 더 볼 게 있어서가 아니라, 이미 충분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풍경을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풍경에 붙잡힌다.
소양호는 단순히 넓은 물이 아니다. 산이 물속으로 들어간 자리, 그 위에 시간이 고여 있다. 예전 마을과 길이 잠긴 자리라는 사실을 알고 보면, 눈앞의 고요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조용한데 가볍지 않다. 그래서 시선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른 아침, 물안개가 올라오는 시간은 이곳의 ‘이유’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준다. 경계가 흐려지고, 풍경이 천천히 나타났다 사라진다.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시간을 맞춰 오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기보다, 그 순간 안에 서 있기 위해서다.
해 질 무렵의 풍경은 방식이 다르다. 아침이 서서히 스며드는 장면이라면, 저녁은 한 번에 시선을 붙잡는다. 붉게 물든 수면과 또렷해진 능선이 동시에 드러나면서, 풍경이 단번에 완성된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누구나 비슷한 순간에 멈춘다.
[여행 Tip]
소양강댐 정상에서 유람선을 타면, 아름다운 소양호를 가로질러 고려시대 사찰인 '청평사'에 닿을 수 있다. 댐 주변에는 다양한 산책로와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소양강댐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이번 주말, 소양강댐에서 자연의 웅장함과 평화로움을 동시에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