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단체여행은 줄고, 자유여행은 늘었다 한류가 인바운드 관광의 흐름을 바꾸면서 가장 먼저 흔들린 것은 여행 방식이다. 관광객 수가 늘어난 것보다 더 뚜렷한 변화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여행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 인바운드 관광을 떠받치던 단체여행 중심 구조는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를 목적으로 방한한 ‘적극 한류 소비 집단’의 여행 유형은 압도적으로 개별여행에 가깝다. 단체여행 비중은 크게 감소한 반면, 자유여행과 에어텔 이용 비율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관광객은 늘었지만, 여행 상품은 오히려 잘게 쪼개지고 있다. 여행을 ‘따라가는 상품’에서 ‘직접 설계하는 경험’으로 이 변화의 핵심은 여행에 대한 인식 차이다. 한류 팬 관광객에게 한국 여행은 일정이 정해진 패키지를 소비하는 행위가 아니다. 공연 일정, 촬영지 방문, 팬 이벤트 참여 등 명확한 목적을 중심으로 여행을 스스로 구성하는 과정에 가깝다. 여행사는 선택지 중 하나일 뿐, 일정의 주도권은 관광객에게 있다. 이 때문에 단체여행의 장점이었던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은 한류 관광에서 크게 작동하지 않는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모로코를 이해하려는 시선은 사막이나 해안이 아니라 도시의 안쪽에서 멈춘다. 페스의 메디나는 외부로 열리지 않은 공간이다. 이곳은 길보다 시간이 먼저 형성된 도시다. 모로코 국가는 이 구조를 통해 자신을 설명한다. 페스 메디나는 관광지 이전에 생활 공간이다. 수백 년의 도시 질서가 현재의 일상과 맞물려 있다. 과거는 전시되지 않고 사용된다. 이 점에서 메디나는 국가의 성격을 직접 드러낸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페스 메디나는 모로코 이슬람 문명의 중심이었다. 종교와 학문, 상업이 한 공간에서 작동했다. 국가는 이 도시를 통해 문명적 연속성을 주장한다. 단절이 아닌 축적이 핵심 논리다. 이곳은 외세 이전의 질서를 보여준다. 프랑스 보호령 시기에도 메디나는 철거되지 않았다. 새로운 도시는 외곽에 건설됐다. 핵심은 보존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메디나는 중앙 권력의 공간이 아니었다. 공동체의 규칙이 도시를 운영했다. 골목과 시장, 종교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국가는 이 구조를 문화적 뿌리로 해석한다. 그래서 페스는 상징이 된다. 왕궁이나 기념물이 아니라 생활 도시가 대표가 됐다. 모로코는 권력보다 문명을 전면에 둔다. 메디나는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한류 관광의 출발점은 여전히 서울이다. 그러나 최근 인바운드 관광의 흐름을 들여다보면, 목적지의 지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늘어난 것보다 더 주목할 변화는, 이들이 머무는 공간과 이동 동선이 서서히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방문 비율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다. 다만 최근 조사에서는 서울 방문 비중이 소폭 낮아진 반면, 비수도권 지역 가운데 경상권 방문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일극 구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한류 관광을 매개로 한 지역 이동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촬영지와 공연장이 만든 새로운 관광 동선 이 변화의 중심에는 콘텐츠와 직접 연결된 공간이 있다. 드라마·영화 촬영지, K팝 공연장, 팬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여행의 주요 목적지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한류 팬 관광객은 ‘가까운 곳부터 둘러보는’ 방식이 아니라, 콘텐츠가 만든 지점을 기준으로 이동 동선을 설계한다. 이 과정에서 서울은 여전히 관문 역할을 한다. 입국과 첫 체류, 공연 관람, 쇼핑 등 핵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 언덕 위에 자리한 알람브라 궁전은 이 나라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다. 화려한 궁전과 정교한 장식은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이 공간이 품은 의미는 단순한 미학을 넘어선다. 알람브라는 스페인이 어떤 과거를 거쳐 지금의 국가로 형성됐는지를 보여주는 장소다. 이 궁전은 스페인 역사에서 정복과 공존이 동시에 작동한 장면이다. 스페인은 하나의 문명 위에서 만들어진 국가가 아니다. 이베리아반도는 오랜 시간 서로 다른 종교와 권력이 교차한 공간이었다. 알람브라는 이 복합적인 시간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이곳은 스페인의 관광지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의 단면으로 읽힌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알람브라는 이슬람 왕조가 남긴 마지막 권력의 상징이다. 그라나다 왕국의 중심이었던 이 궁전은 중세 이베리아의 정치 질서를 보여준다. 스페인은 이 공간을 지워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국가 서사의 일부로 남겼다. 이 선택은 스페인의 국가 성격을 드러낸다. 정복의 결과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다. 과거의 흔적을 현재의 문화 자산으로 재해석했다. 국가는 기억을 관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알람브라는 스페인이 단일한 정체성을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한류가 인바운드 관광의 동력이 됐다는 사실은 이제 숫자로 확인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과연 누구이며, 이들은 과거의 관광객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점이다. 관광객 수가 늘어난 이유를 이해하려면, 관광객의 얼굴부터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를 계기로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적극 한류 소비 집단’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뚜렷한 공통점을 보인다. 이들은 단순히 한국 문화를 호감 있게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K팝 공연장과 드라마·영화 촬영지 방문을 여행의 주요 목적으로 삼는 집단이다. 관광이 한류 소비의 연장이자 완성 단계로 기능하는 셈이다. 20·30대 여성, 인바운드 관광의 새로운 주역 적극 한류 소비 집단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인구통계학적 구성이다. 조사 결과 이 집단의 약 90%가 여성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대 역시 20대와 30대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20대 비중은 해마다 확대되는 추세다. 과거 중장년층 단체관광이 주를 이뤘던 인바운드 관광의 전통적 이미지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체 외국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2025년 한국 인바운드 관광은 ‘회복’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사상 처음으로 18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을 이미 뛰어넘은 수치다. 팬데믹 종료 이후 억눌렸던 이동 수요가 풀린 결과라는 해석만으로는 이 흐름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관광의 출발점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상당수는 항공권이나 환율이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K팝을 통해 한국을 먼저 만났다. 문화체육관광부 외래관광객조사에서도 외국인 방문객의 약 40%가 한류 콘텐츠를 접한 이후 한국 여행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응답했다. 콘텐츠 소비가 여행 행동으로 이어지는 연결 구조가 뚜렷해지면서, 한류는 이제 문화 현상을 넘어 인바운드 관광의 흐름을 바꾸는 핵심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관심에서 방문으로, 한류 관광이 작동하기 시작한 순간 한류가 관광으로 이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결정적 변화는 ‘한국 콘텐츠를 접한 외국인’이 더 이상 소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시작됐다.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한국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모스크바 한복판에 자리한 붉은광장은 러시아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호출되는 공간이다. 성당과 궁전, 성벽과 광장이 한 장면에 겹쳐진 이곳은 관광지이기 이전에 국가의 선언에 가깝다. 러시아는 이 광장을 통해 자신이 어떤 나라였고, 어떤 나라로 남기를 선택했는지를 드러내 왔다. 붉은광장은 러시아 국가 서사의 중심에 놓인 무대다. 러시아는 영토의 크기만큼이나 권력의 표현에 집요한 국가였다. 정치 체제는 바뀌었지만, 중심 공간을 통해 국가를 연출하려는 방식은 유지됐다. 차르의 제국, 사회주의 국가, 오늘의 러시아가 모두 이 광장을 사용했다. 붉은광장은 권력이 공간을 통해 자신을 증명해온 기록이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붉은광장은 러시아 권력의 집약 지점이다. 크렘린 궁전과 맞닿아 있으며, 국가 통치의 중심과 직접 연결돼 있다. 이 공간은 시민의 광장이면서 동시에 권력의 전면이다. 국가는 이곳을 통해 자신을 노출시켰다. 이 광장은 단순한 공공 공간이 아니다. 군사 퍼레이드와 국가 기념식이 반복적으로 열렸다. 권력은 군사력과 질서를 시각적으로 연출했다. 공간은 정치의 무대가 됐다. 러시아는 이 광장을 통해 국가의 크기와 무게를 보여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베를린에는 더 이상 장벽이 서 있지 않다. 도시를 가로막던 콘크리트 구조물은 대부분 사라졌고, 그 자리는 일상의 공간으로 채워졌다. 그러나 독일을 이해하려는 시선은 여전히 그 선을 따라 움직인다. 베를린 장벽은 존재하지 않지만, 독일 국가를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독일은 분단과 통합을 모두 경험한 국가다. 냉전의 최전선에서 국가는 둘로 갈라졌다. 그리고 다시 하나로 묶였다. 베를린 장벽은 그 극단적인 과정을 공간에 고정한 상징이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베를린 장벽은 단순한 국경 시설이 아니었다. 이념이 물리적으로 구현된 구조물이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이 콘크리트로 시각화됐다. 국가는 이 선을 통해 분리됐다. 장벽은 도시를 둘로 나눴다. 가족과 일상, 경제 활동이 강제로 단절됐다. 공간의 분리는 삶의 분리로 이어졌다. 국가는 개인의 일상까지 규정했다. 이 장벽이 상징성을 갖는 이유는 결과 때문이다. 분단은 영구적이지 않았다. 장벽은 무너졌고 국가는 다시 통합됐다. 실패한 경계는 국가 서사의 핵심이 됐다. 오늘날 독일은 이 공간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기억한다. 국가의 약점을 서사로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칠레를 지도에서 보면 가장 먼저 형태가 눈에 들어온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국토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극단적이다. 그 시작점에 놓인 아타카마 사막은 이 나라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소다. 칠레는 이 사막에서 국가가 어떤 조건 위에 놓여 있는지를 드러낸다. 아타카마 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 중 하나다. 생존 자체가 쉽지 않은 환경이 오랫동안 유지돼 왔다. 그러나 칠레는 이 척박한 공간을 국가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이 선택은 지리가 국가를 규정한 대표적 사례로 남았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아타카마 사막은 칠레 국토의 시작점이자 경계다. 북쪽에서 국가는 이 공간을 통해 시작된다. 사막은 단절의 공간이 아니라 국가의 첫 장면이다. 칠레는 이 극단에서 자신을 정의한다. 이곳은 단순히 사람이 살기 어려운 땅이 아니다. 광물 자원이 집중된 전략적 공간이다. 질산염과 구리는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자원이었다. 사막은 배제의 공간이 아니라 선택의 대상이었다. 칠레는 이 사막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가 영토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국경 분쟁과 자원 경쟁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국가는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안데스 산맥 깊은 능선 위에 자리한 마추픽추는 페루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다. 세계적인 유적이라는 명성과 함께, 페루 여행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호출되는 이름이다. 그러나 이 산 위의 도시는 단순한 고대 유적이나 절경의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마추픽추는 페루라는 국가가 어떤 과거를 자신의 출발점으로 선택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페루는 스페인 식민 지배 이후 공화국으로 형성된 근대 국가다. 그럼에도 국가의 얼굴은 근대 정치사보다 훨씬 이전의 시간에서 가져온다. 잉카 문명은 사라졌지만, 그 기억은 현재 국가 정체성의 핵심으로 기능한다. 마추픽추는 국가 이전의 시간이 오늘의 페루를 설명하는 공간이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마추픽추는 잉카 문명이 남긴 가장 응축된 상징이다. 정치적 수도도 아니었고 제국의 행정 중심지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곳은 문명의 기술과 세계관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페루는 이 응축된 상징성을 국가 대표 이미지로 선택했다. 이 공간의 석조 기술은 잉카 문명의 수준을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접착제 없이 맞물린 돌들은 지금도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외부 문명과 명확히 구별되는 기술적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