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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한류가 바꾼 인바운드 관광 ②

한국에 오는 한류 팬들은 누구인가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한류가 인바운드 관광의 동력이 됐다는 사실은 이제 숫자로 확인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과연 누구이며, 이들은 과거의 관광객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점이다. 관광객 수가 늘어난 이유를 이해하려면, 관광객의 얼굴부터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를 계기로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적극 한류 소비 집단’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뚜렷한 공통점을 보인다. 이들은 단순히 한국 문화를 호감 있게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K팝 공연장과 드라마·영화 촬영지 방문을 여행의 주요 목적으로 삼는 집단이다. 관광이 한류 소비의 연장이자 완성 단계로 기능하는 셈이다.

 

20·30대 여성, 인바운드 관광의 새로운 주역

적극 한류 소비 집단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인구통계학적 구성이다. 조사 결과 이 집단의 약 90%가 여성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대 역시 20대와 30대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20대 비중은 해마다 확대되는 추세다. 과거 중장년층 단체관광이 주를 이뤘던 인바운드 관광의 전통적 이미지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기준 외국인 관광객 중 20~30대 여성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단일 연령·성별 집단으로는 가장 큰 비중이다. 관광 시장의 중심이 젊은 여성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들은 소비 성향과 여행 방식에서도 기존 관광객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혼자 또는 친구와, 자유로운 여행을 선택하다

적극 한류 소비 집단은 가족 단위보다 개인 또는 친구·동료와 함께 여행하는 비율이 높다. 조사에 따르면 친구나 동료와 동반 방문한 비율이 가장 높고, 개인 여행 비중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가족 동반 비율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는 한류 관광이 휴식 중심의 가족 여행보다는 취향과 목적이 분명한 개인형 여행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행 방식 역시 자유여행이 압도적이다. 단체여행 비중은 크게 감소한 반면, 개별여행과 에어텔 이용 비율은 증가했다. 가이드 중심 일정 대신 스스로 동선을 설계하고, 공연 일정이나 촬영지 방문을 중심으로 여행을 구성하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한류 팬 관광객에게 여행은 ‘따라가는 상품’이 아니라 ‘직접 설계하는 경험’이다.

 

숙박과 소비에서 드러나는 한류 관광의 성격

숙박 선택에서도 이들의 특성은 분명하다. 적극 한류 소비 집단은 여전히 호텔 이용 비중이 높지만,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숙박 형태를 병행한다. 이는 가격보다 접근성과 위치, 일정 유연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과 맞닿아 있다. 공연장이나 촬영지와의 거리, 교통 편의성이 숙소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소비 행태 역시 체험 중심이다. 쇼핑이나 관광지 방문에 그치지 않고, 공연 관람, 콘텐츠 관련 공간 방문, 팬덤 활동과 연계된 소비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여행 중 촬영지 인증, 공연 후기 공유, SNS 확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관광 경험 자체를 다시 콘텐츠로 생산한다. 관광과 콘텐츠 소비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이다.

 

재방문과 추천, 관광 산업의 ‘우량 고객’

관광업계가 적극 한류 소비 집단에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들은 재방문 의사와 타인 추천 의향이 모두 높은 집단이다.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는 관광객이 아니라, 반복 방문 가능성이 높고 주변에 한국 여행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성향을 보인다. 인바운드 관광의 지속성을 떠받치는 핵심 고객층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적극 한류 소비 집단을 인바운드 관광의 ‘핵심 소비층’으로 분류한다. 관광객 수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관광객의 질이라는 점에서, 이들은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전략의 중심에 놓일 수밖에 없다.

 

한류 팬은 관광객이 아니라, 관광 구조를 바꾸는 존재다

적극 한류 소비 집단의 등장은 인바운드 관광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늘어난 관광객이 아니라, 여행의 방식과 동선, 소비 구조까지 함께 바꾸는 존재다. 서울 중심의 관광 구조, 단체여행 위주의 상품 구성, 정형화된 일정은 이들 앞에서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

 

한류 팬 관광객은 콘텐츠를 따라 움직이고, 취향을 기준으로 소비하며, 경험을 다시 확산시킨다. 이들의 여행은 이미 시작과 끝이 정해진 일정이 아니다. 한류가 관광이 되는 순간, 관광객은 더 이상 수동적인 방문자가 아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들이 실제로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한류 관광의 공간이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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