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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칼럼] 하늘 위의 약속, 지켜지는가

정시율과 보상, 항공사의 신뢰를 가르는 두 잣대

[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항공권을 구입하는 순간, 우리는 항공사와 하나의 약속을 맺는다.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러나 현실은 늘 그렇지 않다. 공항 전광판의 'Delay' 표시는 이제 낯설지 않다. 문제는 이 순간, 항공사가 보여주는 태도다.

 

대한항공이 2025년 7월 기준 93%가 넘는 정시율을 기록했다는 통계는 분명 인상적이다. 그러나 수치만으로 신뢰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저비용 항공사들이 한 번의 지연에 연쇄적으로 흔들리는 이유는 결국 ‘운영 여력’의 문제다. 기체 수, 회전율, 위기 대응 능력 - 이 모든 것이 정시율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항공사에게 정시율은 단순한 퍼센트가 아니라 '경영 철학의 성적표'다.

 

더 중요한 시험은 약속이 어긋났을 때 찾아온다. 승객에게 보상은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다. “항공사가 내 시간을 존중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불가항력적인 기상 악화까지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만, 기체 결함이나 스케줄 관리 실패로 지연이 발생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저비용 항공사 상당수는 쿠폰 제공이나 대체편 연결에 그치며, 승객의 권리를 최소한으로만 보장하고 있다.

 

가격 경쟁은 결국 한계에 부딪힌다. 소비자는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으며, 단순히 몇 만 원 싸다고 항공사를 선택하지 않는다. 정시율과 보상 체계가 여행 품질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항공사들이 외면한다면, 신뢰를 잃는 순간 고객도 잃게 될 것이다.

 

하늘은 예측할 수 없지만,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과 약속이 깨졌을 때 책임을 다하는 태도는 전적으로 항공사의 몫이다. 항공사가 승객의 시간을 대하는 방식이야말로, 브랜드의 품격을 결정짓는 최종 잣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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