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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여행, 찬란한 햇빛과 도시의 그늘 사이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로스앤젤레스는 언제나 ‘꿈의 도시’로 불린다. 햇빛 쏟아지는 해변, 할리우드의 상징들, 끝없이 펼쳐진 프리웨이, 다인종 문화가 뒤섞이는 활력. 그러나 그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도시 곳곳에는 위험과 불안의 잔상이 겹겹이 존재한다.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드리워진 이 광대한 도시에서 여행자는 늘 두 세계 사이를 걷게 된다.

 

 

치안과 안전 상황 - 개선된 통계,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위험

LA의 치안은 과거에 비해 크게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총기 소지, 마약 문제, 경찰 인력 부족 등 구조적 요인은 여전히 여행자의 경계심을 요구한다. 낮의 도심은 대체로 안전하지만, 밤이 되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작은 방심이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관광객임이 드러나는 복장, 외제 렌터카, 현금을 선호하는 습관 등은 범죄자들이 가장 먼저 눈여겨보는 요소다. 코리아타운·다운타운 일부·유흥시설 밀집 지역 등에서는 마약 복용자·노숙인·정신질환자의 비율이 높은 만큼, 야간 단독 이동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LA에서는 차량털이가 매우 빈번하다. 가방 한 개만 보여도 차량 유리를 깨고 가져가는 일이 흔하며, 심지어 트렁크에 짐을 실어놓는 모습만 보아도 범죄 대상이 되기도 한다. 렌터카는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는 표적이다.

 

정치·사회적 긴장 - 다양성과 갈등이 공존하는 거대한 도시

캘리포니아는 인종·문화·출신이 매우 혼재된 지역이다. 이 다양성은 LA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노숙자 증가, 약물 남용, 이민자 유입, 빈부 격차 확대는 2024~2025년에도 여전히 도시의 가장 큰 사회 문제로 꼽힌다. 특히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의 상흔은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당시 코리아타운의 90%가 파괴된 사건은, 이 도시에서 사회적 충돌이 얼마나 폭발적일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오늘의 LA는 과거처럼 폭동의 기운이 감지되지는 않지만,사회적 긴장은 여전히 대도시의 배경음처럼 작은 떨림을 남긴다.

 

문화와 사회적 규범 - 자유로운 도시의 보이지 않는 규칙들

LA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도시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규범이 존재한다. 공공장소의 흡연 금지, 약물·총기 관련 법규, 경찰 지시에 대한 강한 준수 의무 등 법 집행은 상당히 엄격하다. 나눔과 기부 문화가 발달했지만, 길거리에서 홈리스의 구걸에 응하거나, 낯선 이의 도움 요청에 선뜻 응하는 것은 범죄 노출로 이어질 수 있다. LA에서는 종종 ‘친절한 접근’이 곧 위험 신호라는 점을 여행자는 기억해야 한다.

 

여행자 행동 지침 - 광활한 도시에서 요구되는 현실적 경계

LA는 도시 구조상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차량 이동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여행자의 위험은 거리뿐 아니라 차량 내·주차 공간·주유소 앞 등 다양한 장소에서 발생한다. 차 안에 물건을 두고 하차하는 순간 이미 표적이 될 수 있으며, 주유소·편의점·공중전화 주변은 밝은 곳, 사람이 많은 곳을 선택해야 한다.

 

경미한 자동차 사고가 발생해도 즉시 차량에서 내리지 말고, 가까운 경찰서나 공공장소로 이동해 처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벼운 절도는 관광지에서 빈번하며, 무장 강도를 만난 경우에는 저항하지 말고 생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또한 LA 전역의 택시는 콜택시 제도이므로, 길에서 지나가는 택시를 세워 탑승하는 건 불가능하다. 밤이 깊은 코리아타운 주변, 다운타운 남쪽 일대, 유흥가 밀집 구역은 특히 범죄 위험이 높아 단독 이동을 삼가야 한다.

 

건강, 기후 및 기타 유의사항 - 온화한 날씨 속에서 마주하는 자연의 변수

LA는 사계절 내내 온난하고 건조한 기후가 특징이다. 다만 겨울에는 폭우, 여름과 가을에는 대형 산불과 지진 위험이 존재한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도 지진 활동이 활발한 지역으로 분류되며, 여행자는 호텔·숙소 내 비상 대피로와 지진 안내 규정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의료 서비스는 높은 수준을 자랑하지만 비용은 비싸다. 보험이 없다면 진료비는 상상을 초월하고, 처방약은 반드시 의사의 진단이 필요하므로 여행 전 약품 준비가 필수다.

 

찬란함과 위험이 공존하는 도시, LA

로스앤젤레스는 태양 아래 빛나는 도시다. 끝없이 펼쳐진 고속도로, 할리우드의 상징, 해변의 자유로움 - 이 모든 것이 여행자를 강하게 끌어당긴다. 그러나 이 매혹은 언제나 위험과 맞닿아 있다. 총기와 마약, 차량 절도, 사회적 긴장, 불평등의 그림자…LA는 여행자에게 화려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도시가 아니다.

 

이 도시를 온전히 경험하려면 자유를 즐기는 마음과 현실을 경계하는 의식이 동시에 필요하다. 찬란함과 그늘 사이를 균형 있게 걸을 때, LA는 비로소 그 진짜 얼굴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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