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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지역 인바운드의 미래③…체험형 관광이 세계 여행을 바꾸고 있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전 세계 여행시장의 중심축이 ‘경험(consumption of experience)’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단순히 명소를 방문하거나 사진을 찍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의 생활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을 “관광산업의 재편을 이끄는 결정적 전환점”으로 규정하며, 글로벌 체험형 관광 시장이 이미 3조 달러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체험형 관광의 확산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여행자의 구조적 변화를 꼽는다. 자유일정 기반의 FIT가 주력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이들은 여행지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예약하며, 목적지에서 즉시 경험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인다. 단순 방문 중심의 투어는 매력도를 잃어가는 반면, 지역의 생활문화·음식·공방·자연을 깊이 있게 경험하는 프로그램은 선택지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외래객의 소비 패턴에서도 드러난다. 보고서는 체험형 소비가 숙박·식음·쇼핑을 넘어 지역의 소규모 경제 주체로 확장된다고 분석한다. 방문객이 현지의 로컬 브랜드 숍을 찾고, 공방 클래스에 참여하거나, 농장 투어·마을 체험 프로그램에 돈을 쓰면서 지역에 직접적인 경제 효과가 발생한다. 이 같은 소비 구조는 기존 패키지 여행 방식으로는 만들어지기 어려운 것이다. 현지에서의 소액 다회 소비가 지역 단위에서 촘촘하게 순환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지역관광은 이러한 변화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에는 다양한 체험 자원이 존재하지만, 보고서는 “이들 자원이 해외 수요와 연결되지 못한 채 지역 내부에 머무르고 있다”고 평가한다. 체험 제공자가 단독으로 상품을 개발하거나 해외 여행자와 직접 접점을 만들기 어렵고, 이를 유통할 플랫폼이나 지역 인바운드 여행사도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해외 사례는 체험형 관광이 지역관광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일본 가고시마현은 지역한정여행업 제도를 기반으로 공방·팜·식문화 체험 등 지역 자원을 체계적으로 묶어 상품화했고, 공공과 민간이 협업해 유통망을 구축했다. 그 결과 체험형 소비가 지역 단위로 확산되며 인바운드 분산 효과로 이어졌다.

 

한국에서도 체험형 관광의 잠재력은 높다. 문제는 체험을 연결하고 운영하는 구조가 없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지역 기반의 중간지원조직이 체험 공급자를 발굴하고 품질을 관리하며, 여행사·플랫폼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지역 인바운드 전문여행사를 도입해 체험형 상품을 해외 수요와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체험형 관광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여행자의 방식이 바뀌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은 이미 그 흐름에 맞춰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지역의 체험 자원이 풍부하다는 사실만으로는 외래객을 끌어올 수 없다. 그 자원을 상품으로 만들고, 연결하고, 유통할 수 있는 체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체험형 관광은 지역 인바운드의 경쟁력이 된다.

 

다음 편에서는 체험형 관광을 실제 성과로 전환한 대표 사례인 일본 가고시마 현의 모델을 집중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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