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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즐기는 벨기에 크리스마스 맥주, 겨울 여행의 낭만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 벨기에는 특별한 맥주로 겨울을 맞이한다.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생산되는 ‘크리스마스 맥주’다. 한국에서 맥주는 차갑게 마셔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벨기에 사람들은 이 맥주를 10~12도의 미지근한 온도에서 천천히 음미한다. 차갑게 마시면 풍부한 향신료와 은은한 단맛이 묻히기 때문에, 와인처럼 향을 즐기며 한 모금씩 마시는 것이 전통이다.

 

크리스마스 맥주의 역사는 중세 수도원에서 시작된다. 겨울철 순례자와 손님을 위해 수도승들이 특별히 만든 배치가 그 기원이다. 알코올 도수가 높고, 건포도와 계피, 정향, 카라멜, 오렌지필 같은 향신료가 더해져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매년 레시피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그 해의 맥주는 그 해에만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벨기에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맥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연말에만 찾아오는 친구와도 같다. 집집마다 올해의 맥주를 고르는 전통이 있고, 전용잔과 함께 구성된 패키지는 가족과 친구에게 주는 인기 있는 선물이 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벽난로 앞에서 함께 잔을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맥주와 갓 구운 와플을 곁들이는 것이 정석이다. 매년 달라지는 라벨을 모으는 수집가들도 있어, 맥주는 문화와 취향을 담은 하나의 상징이 된다.

 

 

풍부한 바디감과 스파이스 향을 지닌 크리스마스 맥주는 겨울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벨기에식 비프스튜나 숙성 치즈는 물론, 다크 초콜릿과 시나몬 쿠키 같은 디저트와도 찰떡궁합이다. 한국에서는 호떡과의 조합이 특히 잘 맞아, 이색적인 겨울 간식으로 즐길 수 있다.

 

브뤼셀과 안트워프, 브뤼헤, 겐트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중세 건축물과 오두막 상점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완성한다. 이곳에서는 크리스마스 맥주와 함께 초콜릿, 홍합 요리, 와플 등 벨기에 대표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여행자들에게는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벨기에 겨울의 낭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무대다.

 

올겨울, 벨기에의 크리스마스 맥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따뜻한 문화적 경험이다. 차갑지 않은 한 잔의 맥주가 전해주는 깊은 풍미와 여유는, 연말을 특별하게 만드는 가장 벨기에다운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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