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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여행지–클로징㉕] 여행이 끝난 자리에서, 인간은 무엇을 보았는가

[뉴스트래블=편집국] 이 연재는 여행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우리는 ‘떠나자’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감히 목적지라 부르기 어려운 곳들을 하나씩 바라보았다. 발을 딛는 순간 위험해지는 땅, 접근 자체가 거부되는 바다,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침묵해야 하는 장소들. 지도 위에 존재하지만, 여행의 언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공간들이다.

 

한국편에서 우리는 기억과 붕괴를 보았다.
사람이 떠난 마을, 사라진 모래사장, 시간이 멈춘 공간들. 그곳들은 모두 여전히 ‘우리 곁’에 있었지만, 더 이상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장소가 되어 있었다. 금단이란 멀리 있어서가 아니라, 알고도 쉽게 발을 들일 수 없다는 사실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해외편으로 넘어가며 금단의 성격은 바뀌었다.

그것은 기억이 아니라 물리적 한계였고, 윤리였으며, 생존이었다.
사막은 인간의 몸을 거부했고, 섬은 외부 접촉을 허락하지 않았으며, 지하는 인간을 숨기기 위해 만들어졌고, 심해는 인간의 기술마저 시험했다. 이곳들에서 여행은 선택이 아니라 도전이었고, 종종 무모함에 가까운 시도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가장 위험한 장소일수록 인간의 흔적은 가장 깊이 남아 있었다.
마리아나 해구의 바닥에는 플라스틱이 있었고, 방사능 숲에는 인간의 흔적이 색으로 남았으며, 말라붙은 바다에는 녹슨 배가 좌초돼 있었다. 인간이 발로 닿지 못한 곳에, 인간의 결과물은 먼저 도착해 있었다. 금단의 공간은 인간과 분리된 장소가 아니라, 인간의 영향력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끝자락이었다.

 

이 연재가 끝난 지금, 우리는 질문을 하나 회수해야 한다.
이것은 과연 여행이었는가.

아마도 아니다.


이 기록은 휴식을 권하지 않았고, 설렘을 약속하지 않았으며, ‘가보고 싶다’는 감정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인간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지, 그리고 이미 너무 많이 와버린 것은 아닌지를 묻는 여정이었다.

 

금단의 여행지는 결국 인간의 경계 목록이었다.
기술의 경계, 윤리의 경계, 기억의 경계, 그리고 자연 앞에서의 겸손함. 우리는 이곳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지구의 얼굴과 마주했을 뿐이다.

 

마지막 목적지는 마리아나 해구였다.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곳, 수직으로 떨어진 끝. 그곳에서 여행은 중단됐고, 설명은 무의미해졌다. 남은 것은 단 하나의 감각이다. 지구는 여전히 인간보다 깊고, 오래됐으며, 완전히 허락되지 않았다는 사실.

 

이 연재는 여기서 끝난다.
그러나 금단의 장소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곳들은 여전히 지도 어딘가에 남아 있고, 우리가 외면할수록 더 조용히 존재할 것이다.

어쩌면 여행의 끝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이것뿐이다.


모든 장소가 목적지가 될 필요는 없으며,
모든 풍경이 소비되어야 할 이유도 없다는 것.

그리고 어떤 곳은,
가지 않음으로써 비로소 지켜진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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