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세계적 휴양지 하와이의 중심, 호놀룰루는 한겨울에도 따뜻한 바람이 부는 ‘낙원’으로 불린다. 그러나 이곳의 평온한 풍경 뒤에는 여행자가 유념해야 할 현실적인 위험과 규범이 공존한다. 천혜의 자연, 활기찬 와이키키 해변, 세계 각지 여행자가 모여드는 국제도시적 활력이 빛나는 동시에, 도난·절도, 자연재해, 관광객 대상 범죄는 꾸준히 발생하며 여행자의 주의를 요구한다. 하와이는 전쟁·내란·테러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지만, 지진과 화산 활동 같은 자연적 변수는 여전히 이 지역의 일상적 배경으로 남아 있다. 최근 몇 년간 큰 재난은 없었지만, 빅아일랜드 화산 활동은 여전히 간헐적으로 감지되고 있어 기상 예보와 현지 안내에 귀 기울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치안과 안전 상황…평온함 속에 남아 있는 비일상적 위험
호놀룰루는 미국 내에서도 비교적 치안이 안정된 도시로 평가되지만, ‘관광객을 상대로 한 절도와 성범죄’는 해마다 꾸준히 보고된다. 특히 와이키키·하나우마 베이·카일루아 등 주요 해변에서는 여행자들이 물놀이에 집중하는 사이 빈자리의 휴대품을 노리는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 한국 신혼부부가 카일루아 해변에서 가방을 도난당한 사례처럼, 해변 절도는 이곳의 대표적인 범죄 유형이다. 더불어 관광객에게 친절을 가장하고 접근하는 사기성 범죄도 존재한다. 상점가에서 일본인 여성에게 접근해 안내를 빌미로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한 사건처럼, 언어를 무기로 한 기만적 범죄도 보고된 바 있어 낯선 이의 제안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해양 안전과 자연환경…아름다움은 언제나 ‘조건부’다
하와이의 푸른 바다는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그만큼 위험도 잠재돼 있다. 수영 경험이 부족한 여행자가 안전구역을 벗어나 해양 스포츠에 도전했다가 익사하는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하나우마 베이 등 일부 해변이 방문객에게 안전 수칙 DVD 시청을 의무화하는 점만 보아도, 이 지역의 해상 안전이 단순한 ‘주의사항’이 아니라 현실적 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다. 자연재해 역시 여행에 영향을 준다. 하와이의 기후는 대체로 온화하지만, 산간 지역은 강수량이 많고 간헐적 지진이 발생한다. 여행 시 기후 변화와 경보 시스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문화와 사회적 규범…‘낙원’에도 규칙은 있다
하와이는 미국의 법과 질서를 따르며 공공장소 규범이 엄격한 편이다. 21세 미만 음주는 법적으로 강력히 금지되고, 해변·공원 등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도 허용되지 않는다. 관광지의 편안한 분위기에 현지 규범을 가볍게 넘긴 여행자가 벌금을 부과받는 사례도 종종 있다. 또한 주차 단속은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못지않게 엄정하다. 와이키키 일대에서는 주차 미터기가 없는 도로에 정차하는 것 자체가 바로 단속 대상이다. 하와이 특유의 여유로운 기류와 달리, 이 도시의 생활 규범은 생각보다 분명하고 명확하다.
대중교통과 이동…느긋한 섬의 리듬 속 현실적 제약
호놀룰루의 대중교통은 ‘더버스(TheBus)’가 중심이며 노선망도 비교적 촘촘하다. 그러나 노선별 차이가 명확해 목적지 확인이 필요하다. 전차형 트롤리는 관광객에게 친숙하지만, 운영 시간과 접근 가능한 지역이 제한적이다. 택시는 대부분 콜택시 방식으로 운영돼 비교적 안전하지만, 비용은 적지 않은 편이다. 렌터카는 편리하지만 주차난과 단속을 고려하면 만능 해법이 아니다. 운전은 우측통행이며 스쿨버스 정차 시 모든 차량이 반드시 멈춰야 하는 등 미국식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여행자 행동 지침…‘낙원’에 머무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호놀룰루를 안전하게 여행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원칙은 생각보다 명백하다. 해변에서는 반드시 짐을 지킬 사람을 남겨두고, 각종 가방과 귀중품은 절대 무인 상태로 두지 않는다. 낯선 사람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며 안내를 제안할 경우에는 경계심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양 활동은 안전 교육과 장비 착용을 기본 전제로 하고, 초보자는 절대로 안전구역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여행자 보험은 하와이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현지 병원비는 미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매우 비싸기 때문이다. 응급 상황에서는 911로 신고할 수 있으며, 사고·분실·도난 등 사건이 발생하면 즉시 호놀룰루 총영사관에 연락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응이다.
기후와 건강·여행 편의…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요소들
일 년 내내 우리나라 초여름과 비슷한 기후는 여행을 쾌적하게 해주지만, 강한 햇볕과 갑작스러운 스콜은 대비가 필요하다. 산간 지역의 높은 강수량과 해상 환경 변화는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실시간 기상 정보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의약품 및 구조체계는 미국 내에서도 높은 수준이며, 퀸스 메디컬 센터 등 주요 병원은 의료 서비스가 우수하나 비용이 매우 높다. 하와이는 장애인 여행객을 위한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어 접근성이 좋다.
하와이의 미소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호놀룰루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휴양지다. 따뜻한 기후, 매혹적인 해변, 풍요로운 자연과 문화가 여행객을 끌어당긴다. 그러나 그 모든 매력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이 지역의 실제 위험 요소를 이해하고 대비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낙원은 완벽한 안전을 약속하지 않는다. 다만, 위험을 알고 준비한다면 이 도시가 보여주는 가장 빛나는 순간에 더 깊이, 더 안전하게 다가갈 수 있다. 하와이를 찾는 여행자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기대가 아니라 ‘준비된 여유’다. 이를 갖춘 여행자만이 호놀룰루가 가진 진정한 평온과 매혹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