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서울 시내 관광지에서 단체 사진을 가장 부지런히 찍는 사람들 가운데 말레이시아 관광객이 있다. 광장이나 궁궐 앞, 테마파크 입구에서 삼각대를 세우고 차례로 포즈를 취한다. 부모와 아이, 형제자매, 사촌까지 함께 움직이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이들의 한국 여행은 ‘구경’보다 ‘기억 남기기’에 가깝다.
말레이시아 관광객의 일정은 비교적 단순하고 안정적이다. 유명 명소와 쇼핑, 먹거리, 테마파크를 고루 섞는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국다운 것’을 차근차근 경험한다. 여행이 모험이라기보다 가족 행사처럼 느껴진다.
한국관광공사 국가별 방한관광시장 분석에서도 말레이시아는 가족 단위와 단체 여행 비중이 높고, 도시 관광과 쇼핑, 한류 체험이 고르게 나타나는 시장으로 분류된다. 특정 활동에 쏠리기보다 전체를 두루 즐기는 유형이다.
가족이 중심이 되는 여행 문화
말레이시아 관광객의 가장 큰 특징은 ‘함께 움직인다’는 점이다. 친구끼리 오는 젊은 층도 있지만, 부모와 자녀가 동행하는 가족 여행이 눈에 많이 띈다. 명절이나 방학 시즌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다.
여행은 개인 취향보다 가족 모두의 만족이 중요하다. 아이가 좋아할 장소, 어른이 편하게 쉴 공간을 동시에 고려한다. 일정이 자연스럽게 대중적인 코스로 짜인다.
그래서 동선도 안정적이다. 놀이공원, 전망대, 쇼핑몰, 유명 거리처럼 ‘누구나 좋아할 곳’이 중심이 된다. 한국 여행이 가족 추억 만들기의 한 장면처럼 소비된다.
한류와 쇼핑, 가장 무난한 선택들
K-팝과 드라마는 말레이시아에서도 강력하다. 아이돌 굿즈 매장과 촬영지, 화장품숍은 빠지지 않는 코스다. 한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특히 뷰티와 패션, 생활용품 구매가 활발하다. 면세점과 로드숍, 대형마트까지 폭넓게 들른다. ‘한국에 왔으니 하나쯤 사가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다.
소비는 과시적이기보다 실용적이다. 가족과 지인에게 나눠줄 선물을 고르는 모습이 흔하다. 여행의 끝은 늘 쇼핑백 정리로 마무리된다.
테마파크와 도심 명소, 교과서 같은 동선
말레이시아 관광객의 일정에는 테마파크가 자주 포함된다. 하루를 통째로 보내며 놀이기구를 타고 퍼레이드를 구경한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선호된다.
경복궁, 남산타워, 한강공원 같은 대표 명소도 빠지지 않는다. 사진으로 남기기 좋은 장소들이다. ‘한국에 왔다’는 상징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동선이 비교적 교과서 같다. 낯선 골목을 탐험하기보다, 검증된 장소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안정적인 선택이 여행 만족도를 높인다.
부담 없이, 다시 찾는 중거리 여행
말레이시아에서 한국까지는 6시간 안팎.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다. 그래서 휴가철마다 꾸준히 찾는 ‘단골 여행지’가 된다.
한 번 다녀온 뒤 재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첫 여행에서 서울을 봤다면, 다음에는 부산이나 제주로 눈을 돌린다. 경험이 쌓일수록 여행 반경이 조금씩 넓어진다.
이 같은 반복 방문은 시장을 안정적으로 만든다. 급격한 증감보다, 일정한 흐름이 이어진다. 말레이시아는 한국 관광의 숨은 버팀목 같은 존재다.
한국 관광을 가장 ‘편안하게’ 소비하는 사람들
말레이시아 관광객의 여행은 화려하지 않다. 대신 따뜻하다. 가족이 함께 웃고, 사진을 찍고, 음식을 나눠 먹는다. 일상의 연장선 같은 풍경이 이어진다.
소비도, 동선도, 일정도 무리하지 않는다. 그래서 만족도가 높다. ‘다음에도 또 오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한국이 부담 없는 여행지로 자리 잡는다.
천천히 둘러보고, 고르게 즐기고, 소소하게 추억을 쌓는 사람들. 말레이시아 관광객이 만드는 이 편안한 리듬이 한국 관광을 오래 지탱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