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세계 관광산업을 대표하는 민간 기구인 세계관광협회(WTTC)가 잉글랜드의 지역 관광세 도입 움직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WTTC는 지난 11일 발표한 입장에서 새로운 숙박 관광객 부담금이 영국의 경제 성장세를 저해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축시키며, 글로벌 관광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영국 정부는 지방 당국에 숙박 관광객 부담금 부과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두고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WTTC는 이미 세계 평균 대비 낮은 성장세를 보이는 영국 관광 산업에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부담 가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TTC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여행 및 관광 GDP는 2025년까지 6.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영국은 4.3%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세계 평균보다 약 36% 낮은 수치다. 관광산업은 영국 내 약 4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고용의 약 8분의 1에 해당한다. WTTC는 이처럼 고용과 지역경제에 핵심적인 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국가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24년 여행 및 관광 개발 지수에서 영국은 가격 경쟁력 부문 119개국 중 113위를 기록했다. 높은 세금과 운영 비용, 행정 부담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WTTC는 여기에 관광세까지 더해질 경우 여행객이 더 저렴하고 예측 가능한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WTTC 회장 겸 CEO인 글로리아 게바라는 “영국에 새로운 관광세가 도입되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제한될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위험이 있다”며 “높은 관광세는 여행객과 기업이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시장을 찾도록 만든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이 추가 과세보다는 경쟁력 강화와 관광 수익의 효율적 재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TTC는 특히 관광세 부과 권한이 개별 도시나 지역으로 이양될 경우 정책 환경이 파편화되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역별 상이한 세금 체계는 방문객과 기업 모두에게 복잡성을 높이고 투자 의사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 세수 확보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국가 차원의 명확한 전략과 재투자 체계가 병행되지 않으면 장기 경쟁력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WTTC는 관광객들이 경기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가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밝혔다. 특히 비용과 가성비가 여행지 선택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세금 인상은 행동 변화보다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수십억 파운드 규모의 잠재 관광 지출이 보다 확실하고 비용 부담이 낮은 다른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WTTC는 잉글랜드에 새로운 관광세를 도입하는 대신, 방문객 비용 부담 완화와 안정적이고 일관된 국가 정책 환경 조성, 기존 관광 수입의 전략적 재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 관광 산업이 회복 국면에 접어든 시점에서 영국이 성장 동력을 잃을 경우, 핵심 수출 산업 중 하나가 장기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