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관광의 시간은 더 이상 낮에만 머물지 않는다. 일몰 이후 밤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이어지는 ‘야간관광’은 이제 전 세계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야간 시간대에 관광명소, 축제, 문화 콘텐츠, 편의시설 등을 활용하는 포괄적 개념의 야간관광은 체류시간을 늘리고 소비를 확대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야간관광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주목하며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연구 '야간관광 활성화 사업 중장기 정책지원 전략 수립'에 따르면 관광 수입이 1% 증가할 경우 지역 고용은 0.18%, 지역내총생산은 0.1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야간관광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을 견인하는 전략 산업임을 보여준다.
글로벌 도시들은 이미 밤을 관광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야경과 프리몬트 스트리트 익스피리언스 같은 랜드마크형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라이트 시티 볼티모어와 같은 빛 축제는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중국은 상하이 와이탄 야경 투어와 광저우 타워 라이트쇼, 하얼빈 빙설대세계 야간 퍼레이드를 통해 대규모 야간 집객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지역에서는 리옹 빛 축제와 베를린 페스티벌 오브 라이츠가 도시 전체를 무대로 삼는다. 바르셀로나는 친환경 야간도시 조성을 통해 ESG 가치를 접목했고, 코펜하겐 티볼리 가든은 야간 운영을 통해 사계절 관광을 실현하고 있다. 일본 역시 도쿄 스카이트리 전망대와 오사카 도톤보리 나이트 크루즈, 교토 기온 마츠리 등으로 전통과 현대를 연결한다.
싱가포르는 ‘슈퍼트리 그로브’ 라이트쇼와 마리나 베이 스카이파크 전망대를 통해 상징적 야간 스카이라인을 구축했다. 홍콩은 빅토리아 피크 전망과 미드오텀 카니발, 베트남은 다낭 국제 불꽃놀이 페스티벌과 나트랑 야경 케이블카 등으로 차별화된 밤 관광을 선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조명 연출을 넘어 관광환경 개선과 지역 활성화로 확장되고 있다. 소지의 야간 조명 개선, 서울 광화문광장의 스마트 조명 시스템,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 빛 거리 조성 등은 도시 공간을 재해석한 사례다. 또한 순천만국가정원의 별빛 산책, 전남 곡성 ‘기차마을 별빛 야행’처럼 자연과 결합한 야간 콘텐츠도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관광산업이 코로나19 이전 OECD 주요국 대비 GDP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을 지적하며, 중장기 전략으로서 야간관광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요와 만족도가 높은 야간관광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경우 정부 주도의 정책 지원을 통해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4.2%)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밤은 더 이상 휴식의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의 시간이다. 도시의 불빛, 축제의 열기, 자연 속 고요한 별빛이 어우러질 때 관광은 또 다른 차원으로 확장된다. 이제 과제는 분명하다. 야간관광을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국가 전략 산업으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밤이 살아야 도시가 살고, 도시가 살아야 관광이 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