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지구에서 달과 화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여행지가 있다. 미국 서부 유타 남부 사막 지역이다. 붉은 사암 협곡과 회색 셰일 지층, 기묘한 형태의 암석 군락이 이어지는 이곳은 서로 다른 행성의 표면을 연상시키는 이색적인 풍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타 사막은 오랜 지질 활동과 침식 작용이 만들어낸 자연 지형의 집합체다. 지역에 따라 붉은색 사막과 회색 능선이 교차하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형성하고, 같은 지역에서도 시간대에 따라 색과 질감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환경은 실제 우주 탐사 환경과 유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며, 영화와 다큐멘터리 촬영지로도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장소로는 고블린 밸리 주립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후두(Hoodoo)’로 불리는 버섯 모양 암석 수천 개가 밀집해 있다. 붉은 사암이 수백만 년에 걸쳐 침식되며 형성된 이 암석 지형은 마치 외계 행성의 도시를 떠올리게 한다. 방문객들은 암석 사이를 직접 걸으며 탐방할 수 있어, 사막 지형을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몸으로 체험하는 공간으로 평가된다.
이와 대비되는 풍경은 문스케이프 오버룩에서 확인할 수 있다. 회색 셰일 지층이 파도처럼 이어진 능선과 계곡이 360도로 펼쳐지며, 달 표면을 내려다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는 빛의 방향에 따라 지형의 명암이 극적으로 바뀌며, 같은 장소에서도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거대한 협곡 지형은 캐피톨 리프 국립공원에서 이어진다. 북부 캐서드럴 밸리에는 ‘태양의 사원’과 ‘달의 사원’이라 불리는 사암 기둥이 사막 한가운데 솟아 있다. 수직으로 솟은 암석과 광활한 평원이 맞물리며 장대한 파노라마를 형성하고, 유타 사막 지형의 규모와 입체감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로 꼽힌다.
유타 남부에는 실제 화성 환경을 모의 실험하는 마스 데저트 리서치 스테이션도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구자들이 화성과 유사한 지형 조건에서 탐사 장비를 테스트하고 장기 체류 연구를 진행한다. 주변 사막 풍경 역시 붉은 평원과 황량한 지형이 이어지며 실제 화성 표면을 연상시키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지형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모압과 헹크스빌을 중심으로 이동하면 붉은 사막 지형에서 시작해 회색 능선, 그리고 거대한 협곡으로 이어지는 풍경 변화를 연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주요 루트는 아치스 국립공원과 캐니언랜즈 국립공원이 위치한 모압에서 출발해 고블린 밸리, 문스케이프 오버룩, 캐피톨 리프 국립공원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또한 이 지역은 빛 공해가 적은 ‘다크 스카이’ 환경을 갖추고 있어 야간 여행지로서의 가치도 높다. 낮에는 사막 지형을 탐방하고, 밤에는 별이 가득한 하늘을 관측하는 일정 구성이 가능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은하수까지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어 천체 관측 명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유타에는 자이언 국립공원, 브라이스 캐니언 국립공원, 아치스 국립공원, 캐니언랜즈 국립공원, 캐피톨 리프 국립공원 등 ‘마이티 파이브’로 불리는 5대 국립공원이 밀집해 있어, 하이킹과 로드트립 중심의 자연 여행지로 꾸준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타 사막 여행이 단순 관광을 넘어 ‘행성 체험형 여행지’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로 다른 지형이 짧은 이동 거리 안에서 이어지는 구조와 함께, 자연·과학·체험 요소가 결합된 콘텐츠가 강화되면서 장거리 여행지로서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