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해외여행 목적지가 지난 20년간 아시아 중심에서 유럽과 중동으로 확장됐다. 2004년부터 2025년까지의 '국민 해외관광객 주요 목적지별 통계'(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본과 중국이 절대 강세를 보이던 초기 흐름은 팬데믹과 국제정세 변화를 거치며 다변화됐다.

2004년 기준 한국인 출국자 수는 약 1000만 명으로, 일본·중국·미국이 3대 인기 목적지였다. 당시 일본은 전체의 약 35%, 중국은 28%를 차지하며 절반 이상을 점유했다. 반면 유럽과 중동은 전체의 10% 미만에 머물렀다.
2010년대 들어 저가항공(LCC)의 확산과 환율 안정으로 동남아 시장이 급성장했다. 2015년에는 태국, 베트남, 필리핀이 모두 Top10에 진입했고, 일본과 중국 비중은 각각 25%·20%대로 하락했다. 같은 시기 유럽은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체 출국자 수는 2019년 2870만 명에서 2020년 420만 명으로 급감했다(한국관광공사). 이 시기를 기점으로 여행 행태는 ‘가까운 곳에서 안전하게’로 바뀌었으며, 팬데믹 이후엔 ‘새로운 지역 탐색’으로 이동했다.
2023년 이후 통계에서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두바이(UAE)는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18.7% 증가, 카타르는 +22.5% 상승하며 ‘경유지’에서 ‘체류형 목적지’로 변모했다. 유럽은 여전히 인기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의 점유율은 정체 또는 미미한 증가세를 보였다.
2025년 8월 기준 Top10 해외여행 목적지는 일본, 베트남, 태국, 중국, 필리핀,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UAE, 싱가포르 순으로 집계됐다(문체부·한국관광공사). 이 중 UAE는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으며, 중국은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 점유율(2018년 2위, 22%)을 회복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해외여행이 단순한 쇼핑·휴양 중심에서 체험·문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항공 노선의 다변화, 글로벌 이벤트 유치, 비자 제도 개선이 향후 목적지 순위를 재편할 주요 변수”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