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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서울 & 런던…이름 따라 도시 여행 ⑥

세계화가 만든 이름,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도시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도시의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의 정체성과 권력, 문화의 흐름을 담은 상징이다. 서울과 런던, 두 도시는 서로 다른 대륙에 자리하고 있지만,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이름으로 살아남았다. 여행자가 그 이름의 기원을 알고 도시를 걷는다면, 고궁의 돌계단과 템스강의 물결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순간을 체험하게 된다.

 

서울은 왕조의 도읍에서 세계적 메트로폴리스로, 런던은 제국의 심장에서 글로벌 문화의 중심지로 변모했다. 두 도시의 이름은 단순한 표식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정체성의 진화다. 오늘 우리는 그 이름의 흔적을 따라, 서울과 런던으로 향한다.

 

◇ 서울, ‘한성’에서 ‘서울’로…민족의 이름을 되찾다

북악산 아래 펼쳐진 도심을 바라보면, 이곳이 한때 ‘한성(漢城)’이라 불리던 조선의 수도였다는 사실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1394년, 태조 이성계는 이곳을 조선의 도읍으로 삼고 경복궁을 세웠다. 이후 500년 넘게 왕조의 중심지였던 한성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경성(京城)’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외세의 언어로 불린 이름은, 민족의 정체성을 지우려는 시도의 상징이었다.

 

해방 이후, 한국은 새로운 수도의 이름을 ‘서울’이라 정했다. 순우리말로 ‘수도’를 뜻하는 이 이름은, 외래어를 걷어내고 민족의 언어로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서울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행정적 결정이 아니라, 역사적 복원의 선언이었다.

 

오늘날 여행자가 광화문을 지나거나 청계천을 따라 걸을 때, 그 풍경은 단순한 도시 재생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왕조의 흔적과 근대의 상처, 그리고 재건의 의지가 겹쳐진 도시의 이름이 품은 역사다. 서울은 이제 한류와 기술,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로, 세계인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 런던, ‘런디니움’에서 ‘런던’으로… 제국의 이름을 품은 도시

템스강을 따라 흐르는 안개 속에서 런던을 바라보면, 도시의 이름이 품은 오랜 시간의 무게가 느껴진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인들은 이곳에 ‘런디니움(Londinium)’이라는 이름의 도시를 세웠다. 이후 중세를 지나며 ‘런던(London)’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은 도시는, 산업혁명과 함께 대영제국의 심장으로 성장했다.

 

런던이라는 이름은 정복의 흔적이 아니라, 제국의 중심지로서 세계를 향해 열린 도시의 상징이 됐다. 버킹엄 궁전과 웨스트민스터, 런던 브리지와 빅벤은 그 이름이 품은 권력과 문화의 상징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런던은 더 이상 제국의 수도가 아니다. 그것은 다문화와 창조 산업,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세계화의 도시다.

 

여행자가 런던의 골목을 걷고 박물관의 유물을 바라볼 때, 그 순간은 제국의 기억과 현대의 다양성이 교차하는 역사적 장면이 된다. 런던은 과거를 보존하면서도 미래를 설계하는 도시로, 이름 속에 시대의 전환을 품고 있다.

 

 

◇ 이름은 시대의 거울, 세계화는 그 거울을 확장한다

서울과 런던. 아시아와 유럽의 양 끝에 자리한 두 도시는 서로 다른 역사를 가졌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지닌다. 이름이 시대의 정체성을 반영한다는 것. 서울은 민족의 회복을, 런던은 제국의 유산을 품고 있다. 그리고 두 이름은 이제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도시의 상징으로 살아남았다.

 

오늘날 여행자는 지하철을 타고도 쉽게 두 도시를 누빌 수 있지만, 이름의 변천을 아는 순간, 도시의 거리와 강, 궁전과 광장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증거로 다가온다. 서울의 저녁 종소리와 런던의 템스강 물결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시대가 남긴 메아리다. 이름으로 읽는 도시, 그 여섯 번째 이야기는 세계화의 이름으로 이어지고, 여행자는 그 반영을 따라 걷는 증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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