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태평양의 해안과 정글, 산호초와 화산이 어우러진 코스타리카. '푸라 비다(Pura Vida)'라 불리는 삶의 여유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여행자를 유혹한다. 하지만 이 나라에도 미소 뒤 그림자가 있다. 산호해풍 속 환상만 믿다간 소매치기·폭력 범죄·마약 조직의 교두보라는 현실을 만나게 된다.
코스타리카는 한국보다 14시간 느리며, 통화는 코스타리카 콜론(CRC)을 사용한다. 전력은 대부분 지역에서 120V / 60Hz를 사용하며, 콘센트는 미국식 A/B형이다. 스페인어가 주요 언어이고, 영어는 관광지 중심으로 통한다.
◇ 치안과 안전 상황
오랫동안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안정적인 국가로 여겨졌지만, 최근 코스타리카는 폭력 범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에는 사상 최고 수준의 살인 건수(약 900건)를 기록했고, 2024년에도 높은 수준 유지됐다. 전체 범죄의 상당수가 갱단과 마약 밀매와 연관돼 있으며, 지역 조직 간 세력 다툼과 운송 통로 확보가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관광지와 대중 교통 이용 지역에서도 범죄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산호세 중심지, 해변 휴양지 자코, 타마린도, 리몬 지역 등이 특히 주의 대상이며, 밤 시간대나 인적이 드문 골목, 공공장소에서의 소매치기·가방 강탈이 빈번하다. 택시나 셔틀버스 이용 시에도 비공식 차량을 피하고 공식 앱 또는 추천업체 사용이 권장된다.
코스타리카 정부는 갱단 폭력·교도소 과밀 등 사법치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마약 조직이 활동하는 주요 지역에 대한 감시 강화와 최대 보안형 교도소 건립 등을 추진 중이다.
◇ 문화와 사회적 규범
코스타리카인은 일반적으로 온정적이고 친절하며, 자연과 생태 보호에 강한 자부심을 가진다. 시간 개념은 유연한 면이 있지만, 약속 시간이나 공공 예절(음식 및 식당 예절, 공공장소에서의 행동)에 대한 기대치는 중남미 내에서도 높은 편이다. 팁 문화는 자연스럽고, 식사 청구서에 포함된 서비스료 외에 5~10퍼센트 정도를 추가로 주는 경우가 많다.
관광객으로서 지나치게 화려한 복장이나 고가품 노출, 귀중품을 눈에 띄게 들고 다니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사진을 촬영할 때는 사유지, 주택가, 원주민 지역, 시위 현장 근처에서는 허락을 구하는 것이 예의다.
◇ 여행자 행동 지침
공항, 버스터미널, 관광지 중심지에서는 가방, 휴대폰 등의 소지품을 몸 가까이에 두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정 이후 인적 드문 거리나 어두운 길, 해변가 산책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공식 택시나 앱 기반 셔틀, 추천된 교통 수단을 이용하고, 비공식 택시 승강장이나 호출되지 않은 차량 승차는 피한다. 렌터카 이용 시 차량을 주차할 때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세우고, 문을 잠그며 차량 내부에 귀중품을 남기지 않는다.
도로는 일부 지역이 비포장 상태이거나 비가 많이 오는 우기 동안 침수·산사태 위험이 있으므로, 이동 시간·경로 계획을 여유롭게 잡는 것이 좋다. 건강 면에서는 감염병(뎅기열, 지카) 예방, 햇볕에 대한 보호, 식수 안전, 의료보험 준비 등이 중요하다. 수도 산호세에서는 수돗물을 마셔도 안전한 편이지만, 해안 및 농촌 지역에서는 생수나 여과된 물을 쓰는 것이 좋다.
심상찮은 폭력의 물결이 코스타리카의 푸르른 풍경을 흐리고 있다. 녹음과 파도가 있는 열대의 안식처라 할지라도, 경계심 없는 여행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자연 속 여유와 모험을 원한다면, 소매치기와 폭력의 현실을 이해하고 대비해야 한다. 코스타리카의 아름다움은 준비된 관찰자만이 그 진가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