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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지역 인바운드의 미래⑦…왜 지방에는 인바운드 전문여행사가 필요한가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지방 인바운드 시장이 조금씩 구조를 갖춰가고 있지만, 실제로 시장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한 자리가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보고서가 지적한 부분은 분명하다. 지역에 체험과 자원은 넘치지만, 이를 해외 시장과 연결해 하나의 상품으로 완성시키는 전문 조직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역에 수많은 로컬 공급자가 등장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바운드 관광의 구조적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상품 기획과 유통 기능이 공백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여행업 제도가 국외여행업 중심의 체계를 유지하면서 지역 기반 소규모 여행사에게 높은 진입장벽을 만들어온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보고서는 이 점을 “지방 인바운드를 가로막는 가장 근본적인 병목”이라고 짚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방, 농가, 마을기업, 로컬사업자 등은 각자의 분야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인바운드 시장이 요구하는 다국어 상품 기획, 예약·결제 운영, 플랫폼 연동, 안전 기준, 환불 체계, 해외 홍보와 같은 필수 기능을 스스로 감당하기에는 역량과 인원이 부족하다. 보고서에서도 체험 공급자들이 개별적으로 인바운드 운영을 감당하기에는 “기획·운영·기술·언어 모든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지방에 잠재력 있는 콘텐츠가 존재해도 실제로 상품화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소멸하는 사례가 반복된다. 콘텐츠 생산자와 해외 수요 사이의 간극을 메워줄 조직이 부재한 상황에서, 체험 자원은 애초부터 시장에 도달할 기회를 잃게 된다.

 

이 문제는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더욱 선명해진다. 일본 가고시마는 지역한정여행업 제도를 통해 지역 여행사에 인바운드 운영 권한을 부여했고, 지역 내부에서 기획·운영·유통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공공은 정보·안전·브랜딩을 지원하고, 민간은 상품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며, 체험 공급자들은 이 구조 안에서 안정적으로 시장에 편입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구조를 두고 “전문여행사가 존재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인바운드 성과 차이는 압도적”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지역 인바운드 전문여행사는 공급자와 시장을 연결하는 단순한 중간 단계가 아니다. 지역 자원을 표준화하고, 적정 가격과 운영 방식을 설정하며, 상품을 다국어로 재구성하고, 플랫폼과 연동하고, 안전 기준을 관리하고, 공급자의 교육까지 담당하는 조직이다. 다시 말해 지역 인바운드를 ‘산업’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조정자이자 핵심 운영자다. 공급자 생태계가 성장한다고 해서 지방 인바운드가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 생태계를 시장으로 연결하는 유통의 축이 마련되지 않으면, 지역 인바운드는 일정 규모 이상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

 

지방 인바운드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콘텐츠의 양이 아니라 연결의 구조다. 지역 곳곳에 숨어 있는 체험 자원이 지속 가능한 상품으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이를 기획하고 연결하고 조율하는 전문여행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종합하면, 지방 인바운드 전문여행사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지역관광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장치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지역 인바운드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정책적 방향과 구조 개편 방안을 최종적으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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