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여기어때투어가 ‘노팁·노쇼핑·풀옵션’을 광고했지만, 현지에서는 선택관광을 사실상 강요하고 숙소 위생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여행객들의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여행사 측은 ‘업계 관행’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내 주요 여행사 관계자들은 ‘풀옵션’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 “풀옵션이라더니 첫날부터 옵션 판매”…A씨 “기만당한 느낌”
피해를 주장한 A씨(50대, 여)는 지난달 19일 장가계 3박 4일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다. 상품은 ‘노팁·노쇼핑·풀옵션’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여기어때투어는 “대표적 선택관광을 모두 포함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부터 옵션을 안내했다”며 “풀옵션이라 믿고 예약했는데 도착하자마자 선택관광을 안내받아 여행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고 전했다.
여기어때투어 측은 “장가계 특성상 현지에서만 선택 가능한 일부 옵션이 존재하며, 사전에 계약서와 일정표에 명시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 “업계 관행”이라는 설명…하지만 하나투어·모두투어는 “풀옵션 안 쓴다”
여기어때투어는 ‘풀옵션’이라는 문구가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사용되던 표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대표 여행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관계자는 “풀옵션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포함이 많을 경우 ‘노옵션’이라고 표현하지, 풀옵션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여기어때투어가 주장한 ‘업계 관행’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어때투어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문제가 된 상품명을 포함해 ‘풀옵션’ 문구를 삭제·수정하고, 선택관광 관련 안내 문구를 고객 관점에서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 최종 환불은 “상품가 + 옵션비의 40%”
A씨의 민원 제기 이후 여기어때투어는 사안 검토를 거쳐 상품가(1인 1,099,000원)와 옵션비(미화 280달러)의 40%를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어때투어는 “법적 배상 의무에 해당하진 않지만, 고객 불편을 고려해 도의적 차원에서 진행한 보상”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보상이 기사 작성이나 민원 제기를 제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 ‘개인 계좌 송금’ 논란…“가이드 가족 계좌로 이체”
현지 옵션비 결제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여기어때투어는 “일부 고객이 환전을 준비하지 못했고, 중국 국적 가이드가 국내 계좌를 보유할 수 없는 특성상, 가이드 가족 명의 계좌로 대신 수령했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 계좌 송금 방식이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향후 회사 명의 계좌만 사용하도록 개선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 숙소 위생 논란…A씨 “일행이 ‘토스터기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말했다”
숙소 문제도 불만을 키웠다.
A씨는 호텔 조식과 관련해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지만, “패키지 일행 중 한 분이 ‘토스터기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전했다.
호텔 측은 여기어때투어에 “동일 시기 투숙객 32명 중 같은 신고는 없었다”고 밝혔고, 여행사 역시 “제출받은 사진·영상 등 객관적 자료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여행사는 “위생 문제 가능성이 있는 만큼 즉각 호텔에 위생 점검을 요청했고, 관련 관리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관광이 아니라 전지훈련 같았다”…과도한 일정 구성도 지적
A씨는 “이동시간이 너무 길고 일정이 촘촘해 관광이 아니라 전지훈련을 다녀온 느낌이었다”고 평가했다.
여행사 측도 일정 강도가 높았다는 점을 인정하며 △이동 동선, △걷는 시간, △선택관광 구성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결론: 단순 불만 이상의 문제
여기어때투어는 이번 건을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지만, 광고 문구와 현지 운영 방식의 괴리, 개인 계좌 송금, 일정 과밀 등에서 드러난 문제들은 단순한 ‘오해’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 여행은 ‘광고’가 아니라 ‘현장에서의 실행’이 중요하다.
브랜드 이름만 보고 신뢰하는 시대는 끝났다. 여기어때투어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려면 상품 표기, 결제 구조, 현지 운영 관리, 보상 기준 등 근본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논란은 단지 시작일 수 있다.
소비자가 기대한 것은 ‘약속한 조건 그대로의 여행’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