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네덜란드는 유럽에서도 정치·사회적 안정도가 높은 나라로 꼽힌다. 운하를 따라 이어진 도시 풍경과 자전거가 일상이 된 거리, 관용과 자유의 이미지가 겹쳐지며 여행자에게 편안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 평온한 일상 이면에는 관광객을 노린 범죄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현실도 공존한다. 네덜란드 여행은 ‘안전한 유럽’이라는 인식만으로 접근하기보다, 느슨한 경계가 어떤 위험을 부를 수 있는지까지 함께 이해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치안과 안전 상황
네덜란드는 전반적으로 치안이 안정된 국가지만, 암스테르담·로테르담·헤이그 등 주요 도시와 공항, 기차역, 관광 밀집 지역에서는 소매치기와 절도 범죄가 빈번하다. 특히 관광객이 많은 구시가지와 중앙역 주변에서는 가방이나 휴대전화를 노린 범죄가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테러 위협은 낮은 편이지만, 국제 분쟁 지역 파병국이라는 점에서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다. 다만 여행자 입장에서 체감 위험은 테러보다도 생활형 범죄에 가깝다.
정치·사회적 분위기
네덜란드는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사회다. 정치적 긴장이나 대규모 시위가 일상화된 국가는 아니며, 사회 전반의 안정성도 높다. 다만 범죄에 대해서는 단속과 처벌이 엄격한 편으로, 사소한 위반도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엄격한 법 집행이 동시에 작동하는 사회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관광지 범죄 유형과 주의점
네덜란드에서 자주 보고되는 범죄 중 하나는 사복 경찰을 사칭한 절도다. 신분증 검사나 소지품 확인을 요구하며 접근해 현금을 빼내는 방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실제 경찰이라면 정식 신분증 제시와 함께 확인 절차를 허용하므로, 의심스러운 상황에서는 즉시 확인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자전거 전용도로가 보행로와 밀접하게 붙어 있는 구조 탓에, 걸어가다 날치기를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공항이나 기차역에서는 우유나 가루가 옷에 묻었다며 접근한 뒤 공범이 가방을 훔치는 고전적인 수법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문화와 사회적 규범
네덜란드는 외국인에게 특별히 까다로운 관습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공공질서와 개인 공간을 존중하는 문화가 강하며, 규칙 위반에 대해서는 관용이 적다. 대중교통 무임승차나 검표 미이행 시 높은 벌금이 부과된다. 팁 문화는 필수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소액을 남기는 정도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이동과 교통 환경
트램, 버스, 지하철이 잘 연결돼 있어 대중교통 이용은 매우 편리하다. 다만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 외 지역에서는 지하철 노선이 제한적이다. 렌터카 이용도 수월한 편이지만, 도심에서는 자전거 통행량이 많아 좌우회전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한속도는 고속도로 기준 100~120km/h, 도심은 50km/h로 엄격히 관리된다.
의료 체계와 응급 상황
네덜란드는 의료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여행자도 응급 상황 시 사전 보증 없이 응급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일반 의약품 구매는 제한적이며, 대부분의 약은 처방전이 필요하다. 응급 상황에서는 전국 공통 번호 112로 경찰과 구급 서비스를 동시에 요청할 수 있다. 한국 대사관 역시 덴하그에 위치해 있어 긴급 상황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행자 행동 지침
네덜란드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심하지 않는 태도’다. 가방은 항상 몸 가까이에 두고, 낯선 접근에는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 시 승차권 확인을 철저히 하고, 자전거 도로와 보행 공간을 구분해 이동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안전한 나라라는 이미지에 기대기보다, 도시형 범죄에 대한 기본적인 경계를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
네덜란드는 자유롭고 정돈된 일상이 공존하는 나라다. 그러나 그 자유는 경계 위에서 유지된다. 여행자에게 네덜란드는 긴장해야 할 위험국은 아니지만, 무방비로 걷기에는 결코 순진하지 않은 도시다. 일상의 질서와 여행자의 준비가 만나는 지점에서, 네덜란드는 비로소 가장 네덜란다운 얼굴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