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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여행, 고요한 안전과 느슨해질 수 있는 경계 사이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핀란드는 전쟁과 테러의 위협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나라로 알려져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립 노선을 유지해온 정치적 배경과 안정된 사회 시스템 덕분에, 유럽 내에서도 치안 수준이 높은 국가로 평가된다. 실제로 여행자들이 체감하는 일상적 위험은 낮은 편이며, 헬싱키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도 폭력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이 곧바로 ‘경계가 필요 없는 여행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치안과 안전 상황

핀란드의 범죄는 대체로 조직적이거나 폭력적인 형태보다는, 관광객을 노린 소매치기나 사기 행위에 집중돼 있다. 헬싱키의 마켓 광장, 상원 광장, 유람선 터미널처럼 관광객이 밀집하는 장소에서는 소지품을 노린 범죄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에는 동유럽이나 발트 3국, 러시아에서 유입된 소매치기 조직이 활동하는 것으로 경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한국 관광객이 현금을 많이 소지하고 이동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표적이 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유람선 터미널 일대에서는 경찰관을 사칭해 신분 확인이나 휴대품 검사를 요구하며 현금을 갈취하는 수법도 반복된다. 핀란드 경찰은 길거리에서 무작위로 소지품 검사나 신원 확인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사유를 묻거나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사회적 긴장

핀란드는 전통적으로 정치적 안정성이 높은 국가다. 대규모 시위나 사회적 충돌이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나라는 아니며, 여행자가 정치적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도 낮다. 다만 최근 유럽 전반의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안보 이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는 관광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 여행자는 일상적인 주의만 유지하면 된다.

 

문화와 사회적 규범

핀란드는 루터교가 국교인 나라로, 교회는 단순한 종교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의 중요한 공공 공간 역할을 한다. 교회 내부에서는 모자를 벗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로 여겨지며, 러시아 정교회에서는 플래시를 사용한 촬영이 금지돼 있다. 전반적으로 핀란드 사회는 조용하고 질서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행동은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여행자 행동 지침

핀란드를 여행할 때는 ‘안전하다’는 인식에 기대기보다, 기본적인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 혼잡한 장소에서는 가방을 몸 앞쪽에 두고, 현금과 귀중품은 여러 곳에 나눠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잠시 자리를 비울 때에도 소지품을 그대로 두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낯선 사람이 과도하게 접근하거나 도움을 가장한 접촉을 시도할 경우, 거리 유지와 경계가 필요하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반드시 승차권을 소지하고, 정기권이나 시간권은 승차권 판독기에 각인해야 한다. 무임승차로 적발될 경우 80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교통 질서가 잘 지켜지는 나라지만, 규칙 위반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격하다.

 

건강, 기후 및 기타 유의사항

핀란드에는 국립병원과 사립병원이 모두 있으나, 일반 여행자는 주로 사립병원을 이용하게 된다. 진찰료는 1회 기준 50유로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며, 약국에서 약을 구입할 때도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여행자 보험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기후는 여행 시기를 크게 좌우한다. 겨울철은 일조 시간이 짧고 기온이 매우 낮아 체온 관리가 중요하며, 여름철에는 관광객이 집중되면서 소매치기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핀란드의 도로 환경은 전반적으로 양호하지만, 헬싱키 시내에서는 전차가 우선권을 갖고 있고 일방통행 구간이 많아 운전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핀란드는 조용하고 안정된 일상 속에서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나라다. 다만 그 평온함에 안주해 경계를 늦추는 순간, 여행자는 가장 기본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준비된 태도와 절제된 행동이야말로, 핀란드가 가진 고요한 매력을 온전히 누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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