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일본 관광은 지금 ‘성공 사례’로 불린다. 방일 외국인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관광 소비액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화 약세라는 외부 환경 속에서 일본은 다시 아시아 최고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호황을 일본 관광의 체질 개선으로 받아들여도 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이 같은 흐름은 환율 효과가 관광 수요와 소비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과 맞닿아 있다. 한국관광공사 오사카지사의 1월 ‘엔화 약세가 방일 시장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 동향보고서는 최근 일본 관광 성과의 상당 부분이 엔저에 따른 가격 경쟁력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관광객 증가와 소비 확대가 구조 변화인지, 외부 환경의 결과인지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엔저가 불러온 숫자의 반등
최근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환율 흐름과 정확히 맞물려 있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항공권과 숙박, 식음, 쇼핑 전반의 체감 비용이 낮아졌다. 일본 여행은 더 이상 ‘비싸지만 한 번쯤 가볼 곳’이 아니라,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목적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소비 패턴에서도 드러난다.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소비액은 늘었지만, 이는 고급화보다는 가격 하락에 따른 체감 소비 확대의 성격이 강하다. 소비 총액의 증가는 곧바로 관광 산업의 질적 도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역 관광의 회복, 구조인가 환경인가
일본 각지의 소도시와 섬 지역에서도 관광 회복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교통이 불편하고 인구 감소가 심각했던 지역들까지 방문객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숙박률과 체류일수 증가가 확인되며 ‘지역 관광 부활’이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그러나 이 성과 역시 엔저라는 공통된 환경 위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가격 부담이 줄어든 상황에서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지역까지 선택지가 확장된 것이다. 환율이 바뀔 경우 이 흐름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관광 산업의 체질은 무엇으로 판단하나
관광 산업의 경쟁력은 단기 지표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방문객 수와 소비액은 가장 눈에 띄는 성과지만, 그것이 곧 산업의 체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질문은 관광 수익이 지역에 남는 구조가 만들어졌는지, 일자리와 정주 기반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다.
일본 관광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대도시 집중형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으로 분산된 관광 역시 외부 자본 중심의 운영이 많아, 지역 내부에 남는 부가가치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엔고가 오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문제는 환율이 언제까지 지금의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경우, 일본 여행의 가격 경쟁력은 빠르게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때도 관광객은 같은 속도로 일본을 찾을까, 아니면 다시 다른 목적지로 이동할까.
환율 효과에 기대 성장한 관광은 언제든 착시로 끝날 수 있다. 진짜 경쟁력은 가격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만 가능한 경험과 구조에서 나온다. 관광이 이벤트가 아니라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이 아닌 내부 설계가 기준이 돼야 한다.
일본 관광의 현재 성과는 분명 인상적이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축하보다 점검이다. 이 호황이 환율이 만든 일시적 반등인지, 아니면 구조 전환의 결과인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숫자는 이미 답을 내놓았지만, 관광의 본질은 여전히 질문을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