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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절정에서 봄의 문턱까지, 일본 2월 여행

눈 축제와 온천, 그리고 가장 일본다운 계절을 걷다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2월의 일본은 계절이 가장 또렷한 얼굴을 드러내는 시간이다. 북쪽에는 허리 높이까지 쌓인 눈이 도시를 덮고, 남쪽에는 벌써 매화와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같은 나라 안에서 완전히 다른 두 계절이 동시에 존재하는 풍경. 일본정부관광국이 2월 여행을 ‘겨울을 가장 깊이 체험할 수 있는 시기’로 소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설원과 축제, 온천과 꽃소식이 한 달 안에 겹쳐지는 곳, 2월의 일본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하나의 계절 드라마다.

 

거리로 나서면 겨울은 곧 축제가 된다. 홋카이도 삿포로에서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전시장처럼 변한다. 눈과 얼음으로 만든 초대형 조각과 건축물이 도심 광장을 가득 채우고,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진 설상이 푸른빛으로 빛난다. 매년 수많은 여행자가 찾는 삿포로 눈 축제는 이제 일본 겨울을 상징하는 대표 이벤트가 됐다. 북쪽 지역 곳곳에서도 ‘카마쿠라’라 불리는 눈집과 설등이 만들어지고, 촛불이 흔들리는 작은 마을은 동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오히려 사람들의 표정은 더 따뜻해진다.

 

눈 위에서의 시간은 더욱 역동적이다. 홋카이도 니세코와 나가노, 니가타 일대 스키 리조트에는 세계 각국의 스키어와 스노보더가 모여든다. 가볍고 부드러운 ‘파우더 스노우’ 위를 미끄러지는 감각은 일본 겨울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낮에는 설원을 가르고, 저녁에는 노천 온천에 몸을 담그는 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하얀 눈이 쌓인 노천탕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고 있으면, 겨울이라는 계절이 비로소 휴식이 된다.

 

 

전통과 일상이 만나는 겨울의 도시

 

대도시의 2월도 조용히 특별하다. 도쿄와 교토의 신사에서는 ‘세쓰분’ 행사가 열려 사람들이 콩을 던지며 액운을 쫓고 복을 기원한다. 수백 년 이어진 풍습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반복된다. 공원과 정원에서는 매화가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의 신호를 보낸다. 혹한과 꽃향기가 동시에 존재하는 풍경은 이 시기 일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한 대비다.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계절은 완전히 달라진다. 규슈의 온천 마을에서는 두툼한 외투 대신 가벼운 차림의 여행자가 늘어나고, 오키나와에서는 이른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한 나라 안에서 ‘한겨울 여행’과 ‘초봄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일본정부관광국 역시 2월을 겨울 스포츠, 축제, 온천, 조기 개화 풍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시기로 소개한다.

 

결국 2월의 일본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눈 덮인 북쪽도, 따뜻한 남쪽도 모두 같은 계절 안에 있다. 얼음 조각을 바라보며 군고구마를 먹고, 설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밤에는 온천에 몸을 녹인다. 그리고 며칠 뒤에는 꽃 피는 거리에서 산책을 한다. 이 극적인 변화가 일본 겨울 여행의 진짜 매력이다.

 

겨울이 가장 차가울 때, 일본은 가장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 준다. 그래서 2월의 일본은 ‘추운 나라의 여행’이 아니라 ‘계절을 통째로 경험하는 여행’에 가깝다.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여행자는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을 동시에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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