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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칼럼] 패키지 여행의 진짜 공포는 사막이 아니라 ‘관리의 공백’이다

[뉴스트래블=편집국] 패키지 여행이 약속하는 것은 풍경이 아니다. 일정표에 적힌 도시도 아니다. 여행자가 돈을 내고 위임하는 것은 단 하나, “끝까지 관리받을 권리”다. 그래서 패키지 여행에서 가장 무서운 순간은 사고가 아니라, 관리가 멈추는 순간이다.

 

최근 미국 서부 패키지 여행을 둘러싼 논란은 한 사건의 진위를 넘어선 불안을 드러냈다. 온라인에 공개된 주장들은 아직 공식 확인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인 이유는 단순하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현실감 때문이다. 패키지 여행의 구조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패키지 여행은 집단 이동을 전제로 작동한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동선, 정해진 판단. 그 흐름에서 벗어나는 순간 개인은 급격히 취약해진다. 언어는 통하지 않고, 교통은 낯설며, 선택권은 이미 인솔 시스템에 맡긴 상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융통성이 아니라 책임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종종 ‘일정 유지’가 ‘사람 보호’보다 앞선다.

 

문제는 특정 가이드의 판단이나 개별 회사의 태도가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누가 최종 책임자인지, 어디까지가 본사의 책임인지, 현지에서 발생한 공백을 어떻게 메우는지에 대한 기준이 산업 전반에 걸쳐 모호하다는 점이다. 약관은 촘촘하지만, 현장은 비어 있다. 책임은 분산되고, 보호는 흐릿해진다.

 

패키지 여행은 단체 할인 상품이 아니다. 관리 계약이다. 이동과 숙박을 묶어 파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약속을 파는 상품이다. 만약 그 약속이 일정표보다 뒤로 밀린다면, 패키지 여행은 편의가 아니라 부담이 된다.

 

이번 논란이 사실이든 아니든, 여행업계는 이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여행을 데려가는 시스템은 충분히 정교한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 하나. 여행객을 끝까지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패키지 여행의 신뢰는 관광지에서가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의 태도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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