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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 고대의 찬란함과 일상 범죄의 경계 사이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로마의 폐허와 피렌체의 미술관, 베네치아의 수로는 이탈리아를 유럽 여행의 정점에 놓이게 한다. 수천 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이 나라는 문화적 밀도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여행자의 시선에서 보면 또 다른 현실이 겹쳐진다. 이탈리아는 전쟁이나 내란과는 거리가 먼 안정 국가이지만, 소매치기와 절도 같은 생활형 범죄가 일상처럼 반복되는 곳이기도 하다.

 

 

치안과 안전 상황

이탈리아에서 외국인 여행자가 강력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살인이나 납치 등 중범죄 피해 사례는 드물다. 다만 관광객을 노린 소매치기, 절도, 사기 사건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최근에는 동유럽, 중동, 중남미 출신 불법체류자들이 연루된 범죄가 증가하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체감 치안이 다소 악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마 테르미니역, 밀라노 중앙역,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 등 대형 기차역과 주요 관광지는 범죄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지하철, 버스, 관광지 인파 속에서의 소매치기는 가장 전형적인 위험 요소다.

 

반복되는 범죄 유형과 실제 사례

이탈리아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대부분 ‘방심의 순간’을 노린다. 낯선 사람이 친절을 가장해 접근하거나, 도움을 주는 척하며 경계를 무너뜨리는 방식이 자주 사용된다. 실제로 기차역 이동 중 도움을 받다가 음료를 함께 마신 뒤 의식을 잃고 귀중품을 도난당한 사례, 호텔 직원으로 위장한 범인이 객실 이동을 유도해 짐을 털어간 사례 등이 보고돼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폭력보다 심리적 빈틈을 파고드는 경우가 많다. 이탈리아에서는 낯선 사람이 권하는 음식이나 음료를 절대 받지 않고, 지갑이나 카드가 든 소지품을 타인에게 노출하지 않는 것이 기본 수칙이다.

 

교통과 이동 환경의 현실

대중교통은 잘 갖춰져 있지만, 이용 방식에 익숙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하기 쉽다. 로마의 경우 지하철과 버스, 트램은 공통 승차권을 사용하지만, 개찰을 하지 않으면 높은 벌금이 부과된다. 검표원 단속도 잦다.

 

택시는 공식 콜택시나 호텔, 카페를 통해 호출하는 것이 안전하다. 공항과 도심 간에는 정액 요금제가 적용되며, 이를 사칭한 불법 택시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렌터카 이용 시에는 도심의 복잡한 일방통행, 제한구역, 거친 운전 문화에 유의해야 한다.

 

의료 체계와 응급 대응

이탈리아는 응급 의료 체계가 비교적 잘 정비돼 있다. 국공립 병원의 응급실에서는 외국인이라도 긴급 상황 시 사전 비용 지불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비용은 사후 청구된다. ‘Pronto Soccorso’라고 표시된 응급실을 찾으면 된다.

 

다만 비응급 진료나 사립병원 이용 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여행자보험은 필수에 가깝다. 약국에서는 일반 감기약이나 진통제는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지만, 항생제는 반드시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

 

문화와 사회적 규범

이탈리아는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사회는 아니지만, 종교적 공간에서는 엄격한 복장 규범이 적용된다. 성당 방문 시 짧은 반바지나 노출이 많은 옷차림은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무례한 언행이나 소란 역시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 반면 절도와 같은 경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질 수 있어, 여행자 스스로의 경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탈리아는 위험한 나라라기보다 ‘경험이 요구되는 나라’에 가깝다. 찬란한 유적과 예술, 미식의 유혹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그 풍경은 준비된 여행자에게 더 깊이 열려 있다. 감탄과 경계를 동시에 유지할 때, 이탈리아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진짜 유럽의 얼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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