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중부유럽의 심장부에 자리한 헝가리는 부다페스트를 중심으로 유럽 고전 문화와 온천, 음악, 건축의 매력을 동시에 품은 관광 대국이다. 전반적인 치안 수준은 유럽 평균 이상으로 평가되지만, 관광객을 겨냥한 특정 범죄 유형이 고착화돼 있다는 점에서 여행자는 낭만만큼이나 현실적인 경계심을 요구받는다.
치안과 안전 상황
헝가리는 국가 차원의 전쟁이나 내란, 대규모 테러 위협이 상존하는 국가는 아니다. 다만 최근 수년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인접국으로부터의 경제 이주와 불법 체류 증가로 절도·사기 범죄가 완만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 관광객이 현금을 많이 소지한다는 인식이 퍼지며 표적 범죄의 대상이 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부다페스트 도심의 란치드 다리, 부다 왕궁, 영웅광장, 세체니 온천, 주요 기차역 일대에서는 소매치기와 날치기 피해가 반복된다. 혼잡한 관광지나 대중교통 이용 시 가방을 몸 앞쪽에 두고, 현금과 지갑을 분산 휴대하는 기본 수칙이 중요하다.
관광객 대상 범죄의 전형
헝가리 여행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범죄는 이른바 ‘사기 주점’ 피해다. 혼자 여행하는 관광객에게 유창한 영어 또는 한국어로 접근해 친절을 가장한 뒤 술집으로 유인하고, 메뉴판을 보여주지 않거나 가격이 기재되지 않은 상태에서 터무니없는 술값을 청구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점 관계자가 조직적으로 개입하거나,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례도 보고된다.
또 다른 유형으로는 경찰을 사칭해 여권이나 소지품 검사를 요구하며 현금을 갈취하는 범죄가 있다. 실제 헝가리 경찰은 거리에서 임의로 휴대품 검사를 하지 않으며, 이러한 요구는 즉각 거절해야 한다. 비엔나-부다페스트 간 국제열차 안에서 접근해 동행을 유도한 뒤 수면제나 마취제가 든 음료로 범행을 저지르는 사례도 발생한 바 있어, 낯선 사람과의 즉흥적인 동행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치·사회적 긴장
헝가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정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꼬슈트 광장 일대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간헐적으로 열린다. 외국인을 직접 겨냥한 사건은 드물지만, 집회나 시위가 열리는 시기에는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접근을 삼가는 것이 안전하다. 극우 성향 단체에 의한 외국인 대상 위협 사례도 간헐적으로 보고돼 왔다.
문화와 사회적 규범
헝가리인은 일상에서는 비교적 온화하고 친절한 편이지만, 교통 환경에서는 성향이 다소 달라진다. 난폭 운전이 잦고, 유럽 내에서도 교통사고율이 높은 국가로 분류되는 만큼 도보 이동 시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맥주로 건배하는 문화는 일반적이지 않으며, 현지 관습을 존중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여행자 행동 지침
헝가리 여행의 안전은 ‘과도한 친절에 대한 경계’에서 시작된다. 길거리에서의 접근, 택시 기사나 낯선 사람의 주점 추천, 무료 관광 안내 제안은 한 번 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반드시 승차권을 각인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무임승차로 간주돼 벌금이 부과된다. 택시 이용 시에는 미터기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공항과 도심 이동 시 추가 요금 발생 가능성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건강과 의료 환경
헝가리에는 국립병원과 개인병원이 병존하며, 단기 여행자는 주로 개인병원을 이용하게 된다. 진찰료는 비교적 높은 편이며, 대부분의 약품은 의사 처방전이 필요하다. 여행자보험 가입은 사실상 필수에 가깝고, 응급 상황 발생 시 즉각 연락할 수 있는 의료기관과 대사관 연락처를 미리 숙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후 및 기타 유의사항
헝가리는 대륙성 기후로 계절 간 기온 차가 비교적 뚜렷하다. 여름에는 관광객이 집중돼 범죄 위험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성수기일수록 기본적인 안전 수칙 준수가 더욱 중요해진다. 팁 문화는 일반적인 유럽 관행을 따르며, 식당에서는 약 10% 정도가 무난하다.
헝가리는 여전히 유럽 여행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도시다. 다만 그 매력은 준비된 여행자에게만 온전히 허락된다. 낭만과 경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때, 부다페스트의 황혼과 다뉴브강의 풍경은 비로소 안전한 추억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