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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여행의 조건] ② 관광객은 많을수록 이익인가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관광객이 늘어나면 도시는 성장한다는 믿음은 오랫동안 의심받지 않았다.
더 많이 오게 하고, 더 오래 머물게 하고, 더 많이 쓰게 하는 것. 이 단순한 공식은 한 시대의 정책을 지배했다. 문제는 이 공식이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유효 범위를 넘어선 뒤에도 계속 적용됐다는 데 있다. 

 

World Tourism Organization와 World Travel & Tourism Council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국제 관광은 팬데믹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이동은 회복됐고, 관광 수입도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주요 관광 도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변화가 있다. 주민 수용성의 하락이다. 환영은 줄고, 갈등은 늘었다. 이 괴리는 단순한 심리 문제가 아니다. 수익과 비용이 다른 방식으로 누적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관광 수요는 수익을 만든다. 숙박, 식음료, 교통, 소매가 연쇄적으로 활성화된다. 이 구조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문제는 비용이다. 비용은 처음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일정 수준을 넘는 순간 한꺼번에 드러난다.

 

주거가 먼저 흔들린다. 단기임대가 장기임대를 대체하고, 임대료는 상승한다.
상권이 바뀐다. 생활 상업은 사라지고, 관광 소비에 최적화된 업종으로 재편된다.
공공 서비스가 압박을 받는다. 교통, 치안, 청소, 환경 관리의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 비용은 관광객이 직접 지불하지 않는다.

도시가, 더 정확히는 주민이 분산해서 부담한다.

 

여기서 구조적 전환이 발생한다.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수익은 증가하지만, 비용은 더 빠르게 증가한다. 이 격차가 일정 수준을 넘는 순간, 관광은 순이익을 만드는 산업이 아니라 순비용을 유발하는 활동으로 전환된다.

 

문제는 이 전환점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책은 여전히 “증가”를 목표로 설계돼 있지만, 실제 도시가 겪는 것은 “과부하”다. 이 불일치가 누적될수록 갈등은 심화된다. 주민은 관광을 환영하지 않고, 행정은 규제를 도입하며, 시장은 가격을 끌어올린다. 세 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질문이 바뀐다.
과거에는 “얼마나 더 늘릴 수 있는가”를 물었다.
지금은 “어디까지 감당 가능한가”를 묻는다.

 

이 질문의 변화는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관광을 바라보는 기준이 성장에서 용량으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도시에는 물리적 용량이 있다. 도로, 대중교통, 공공 공간, 환경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다. 동시에 사회적 용량도 존재한다. 주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 일상이 유지될 수 있는 균형이다. 관광이 이 두 용량을 넘어서면, 수요는 더 이상 기회가 아니라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 지점에서 정책은 방향을 바꾼다.
유치에서 관리로 이동한다.

 

관광세는 수요를 억제하는 동시에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장치다.
예약제와 입장 제한은 밀도를 조정하기 위한 기술이다.
숙박 규제는 주거 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장치다.

 

이 모든 조치는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된다.

흐름을 줄이고, 속도를 늦추고, 밀도를 낮춘다.
 

이는 관광을 포기하는 선택이 아니다.
관광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도시가 여전히 과거의 공식을 반복한다. 방문객 수를 경쟁하고, 기록을 갱신하며, 성장을 선언한다. 이때 발생하는 착시는 분명하다. 숫자는 성공을 보여주지만, 구조는 이미 실패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이 모순을 이해하지 못하면, 관광 정책은 반복해서 같은 오류를 만든다.
증가를 목표로 하고, 과부하를 경험하며, 뒤늦게 규제로 대응한다. 이 순환은 도시의 비용을 계속 확대시킨다.

 

결국 핵심은 단순하다.

 

관광객은 많을수록 이익이 아니다.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 있을 때만 이익이다.

 

이 문장은 직관에 반하지만, 현재 관광이 작동하는 방식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다. 수요는 언제나 좋은 것이 아니다. 통제되지 않는 수요는 구조를 붕괴시킨다. 

 

그래서 다음 단계의 질문이 등장한다.
도시는 언제, 어떤 기준으로 관광을 제한하기 시작하는가.

 

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면, 관광의 미래를 설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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