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여행은 자유와 설렘의 상징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 설렘이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하는 땅이 있다. 총성이 일상처럼 울리고, 납치가 돈벌이 수단이 되며, 국가 기능조차 무너진 곳. 외교부가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한 지역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관광객이 아니라 곧장 범죄와 전쟁의 희생양이 된다. 외교부는 국민 보호를 위해 「여권법」에 근거한 여행금지 제도를 운영한다. 단순한 권고가 아니다. 이를 어기면 최대 1년 징역형, 1천만 원 벌금. 법이 직접 작동한다. 여행의 자유가 목숨보다 가벼울 수 없다는 경고다. 2025년 9월 기준, 전면 금지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예멘, 소말리아, 이라크, 리비아, 수단, 아이티, 우크라이나. 내전과 테러, 무장세력 난립으로 정부 통제가 사실상 붕괴된 곳들이다. 여행자는 단숨에 납치와 공격의 표적이 된다. 국가 전체가 막힌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필리핀 남부 잠보앙가, 술루 군도는 납치와 폭력의 상징.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대는 언제든 전쟁이 재점화될 수 있는 화약고다. 미얀마 북부, 라오스 골든트라이앵글, 콩고민주공화국 키부 지역은 마약, 반군,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기후위기 시대, 관광이 변하고 있다. 관광객을 더 많이 모으는 대신, 환경 부담을 줄이고 지역 자원을 순환시키려는 시도가 전국 각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진 중인 ‘기후적응형 관광 시범지’가 그 출발점이다. 순천, 인제, 제주 세 지역은 각자의 방식으로 탄소를 줄이며 새로운 관광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관광공사 보고서 ‘데이터 기반 기후변화에 따른 관광 대응 방안’(2025년 10월)은 이들 시범지를 “저탄소 이동·지역 순환·생태 보전이 결합된 지속가능관광의 국내 모델”로 평가했다. 순천, 생태와 이동의 균형을 실험하다순천만은 국내 대표 저탄소 관광지로 꼽힌다. 관광객은 공영주차장에 차량을 두고, 전기 셔틀버스로 이동한다. 도심과 습지를 잇는 전 구간이 친환경 교통망으로 구성돼 있다. 순천시는 여행객에게 다회용 컵을 제공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참여 캠페인을 운영한다. 지역 상인회는 ‘탄소 포인트 상점’을 통해 다회용기 사용 시 할인 혜택을 준다. 관광공사는 “순천은 교통·숙박·소비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구조를 갖춘 모범사례”로 소개했다. 인제, 로컬이 만든 ‘느린 여행’강원 인제군은 고산지대의 특성을
(청두=뉴스트래블) 박성은 기자 = 중국 청두에는 재갈량을 모신 사당이 7개 있다. 이중 가장 유명한 곳은 유비 묘가 있는 곳이고, 그 무후사 바로 옆에 진리(锦里) 옛거리가 있다. 이 거리는 중국 삼국시대와 청대의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다. 이곳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기념품 상점들이 즐비하다. 진리(锦里)는 한나라 때부터 쓰촨 지역에서 비단(锦) 을 생산하던 지역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청두는 옛부터 “蜀锦(촉금)”이라 불리는 고급 비단의 산지였다. 진리(锦里) 는 그 비단을 만들고 유통했던 대표적인 상업거리였다. 관착항자(宽窄巷子)는 청나라 강희황제 때 만주 귀족들의 집단 거주지다. 그 당시 건축물과 맛집, 상점들이 몰려 있다. 고풍스런 거리로 우리나라 서울 인사동 거리와 유사하다. ‘관항자’라는 넓은 길과 ‘착항자’라는 좁은 길로 돼 있다. 이 길에는 청두 맛집들과 크고 작은 다양한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있어 구경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뉴스트래블=편집국] 2024년과 2025년, 한국 관광산업은 스스로 발목을 잡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명동과 홍대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미터기를 끄고 12,000원짜리 거리를 45,000원에 부당 청구한 택시 사례, 청주에서 인천공항까지 5분 거리 요금을 6배나 받는 사건, 울릉도·여수·속초 관광지에서 반복되는 음식·숙박·교통 바가지 사례는 단순한 지역 문제나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 이 모든 사례는 한국 관광의 신뢰를 갉아먹고, 산업 전체를 위협하는 경고등이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불편신고센터’ 자료를 보면, 2024년 신고 건수는 1543건으로 전년 대비 71.1% 급증했다. 그중 바가지 요금 관련 신고가 가장 많았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신고에서 택시 부당요금 및 미터기 미사용 경험 비율은 무려 66.5%에 달한다. 음식점과 숙박업계에서도 비계 위주 돼지고기 제공, 객실 서비스 불량, 성수기 요금 부풀리기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된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단속과 지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미터기 끄기, 요금 부풀리기, 영수증 거부가 여전히 빈번하다. 제도의 허점과 처벌 미약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관광객에게 바
(김포=뉴스트래블) 차우선 기자 = 김포아트빌리지 한옥마을에서 오는 15~16일 야간관광활성화 사업 '한옥, 별빛 마실'이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한옥마을의 전통적 정취에 현대적 감성을 접목한 김포아트빌리지만의 새로운 야간 축제 모델을 제시하고자 기획됐다. '한옥, 별빛 마실'은 오후 5시부터 밤 9시 30분까지 운영되며,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한옥마을 내부 도로에서는‘별빛 야시장’이 열려 지역 예술인, 청년 농부, 사회적 경제 기업 등 40여 개 팀이 참여하는 마켓이 운영된다. 또한 김포문화원 앞 광장에서는 지역 막걸리 홍보 부스와 푸드트럭이 설치돼 방문객을 위한 먹거리와 휴식공간이 제공된다. 한옥마을 내 천현정과 연화정 광장에서는 한옥의 고즈넉한 야경과 어울리는 멋진 공연도 함께 진행된다. 15일에는 김포문화재단 상설공연 '모담골 모꼬지'의 일환으로 청명밴드, 김영석밴드 등 4팀이 무대에 오르며, 16일에는 가족형 축제인 '클라운&벌룬 페스티벌'과 연계해 클라운과 풍선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퍼포먼스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전통문화체험관(한옥11동)과 창작 3, 4동에서는 야간 원데이 클래스 가족 체험 프로그램인 별자리 관측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도시의 이름은 늘 과거의 이야기만을 담지 않는다. 어떤 이름은 신화의 전설을 품고, 또 어떤 이름은 정복자의 발자취를 남긴다. 하지만 두바이와 싱가포르의 이름은 다르다. 이 두 도시는 고대의 전설을 계승하기보다는 근대와 현대가 직접 만들어낸 이름을 통해 오늘의 의미를 얻었다. ‘사막의 기적’을 상징하는 두바이와 ‘사자의 도시’에서 글로벌 허브로 변신한 싱가포르는, 이름 그 자체가 곧 현대 문명의 성취와 미래 지향성을 말해준다. 여행자가 이곳의 이름을 들으면 떠올리는 것은 더 이상 지도 속 작은 지명이 아니다. 초고층 빌딩과 인공섬, 세계의 중심을 오가는 항공 네트워크, 그리고 글로벌 금융의 심장 같은 이미지가 함께 따라온다. 두바이와 싱가포르는 도시의 이름을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정의하며, 그 과정을 여행자에게 직접 보여준다. 이름을 따라 걷는 여정은 곧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가 미래를 창조하는 현장에 들어서는 경험이 된다. ◆ 두바이, 사막 위에 세운 기적의 이름 두바이(Dubai)라는 이름의 기원은 아랍어 ‘도유브’에서 찾을 수 있다. ‘작은 메뚜기 무리’라는 의미를 가진 이 단어는 원래 작은 어촌의 이름이었지만, 지금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새벽 3시 50분. 어둠은 여전히 무겁게 깔려 있었지만, 눈은 이미 깨어 있었다. 네 시간 남짓한 짧은 잠이었건만, 피곤함보다 긴장감이 앞섰다. 여행의 마지막 날. 어쩌면 이 하루가 전체 여정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일지도 모른다. ◇ 깟바섬의 아침, 빛을 향한 발걸음오토바이를 몰아 캐논 포트로 향했다. 어제 놓친 일출이 마음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고, 간신히 오른 정상에서는 젊은 병사의 단호한 손짓이 기다리고 있었다. 군사보호구역이라 출입은 불가능하단다. 아쉬움을 안고 발길을 돌려 깟꼬 비치로 내려갔다. 이른 아침의 해변은 이미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산책로 위로 번져오는 햇살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물결 위에서 반짝였다. 조금만 더 일찍 왔다면 장엄한 순간을 붙잡을 수 있었을까. 그러나 아쉬움조차도 아침의 바람과 뒤섞여 묘한 위안을 남겼다. 다시 오른 캐논 포트는 이번에는 문이 열려 있었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탁 트였으나, 빛바랜 벙커와 흩어진 쓰레기들이 그 세월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었다. 기대했던 화려함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 황량함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 시장에서 만난 소란의 풍경아침
(대련= 뉴스트래블) 박성은 기자 = 다롄국제공항에서 다롄 시내까지 무료로 이동할 수 있는 셔틀버스가 오는 15일부터 운행된다. 이 셔틀버스는 다롄문원국제여행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아시아나 OZ301편을 이용하거나 이 여행사를 통해 지정 호텔을 예약하면 이용할 수 있다. 셔틀버스는 다롄공항(大连周水子国际机场)에서 러시아거리(푸롱 인터내셔널 호텔), 다롄기차역(아투어 호텔), 우호광장(이비스호텔 다롄), 중산광장(푸라마 호텔 다롄), 인민루(오렌지 호텔 다롄)를 경유한다. 탑승시간은 매일 오전 10시(OZ301편 도착 약 40분 후)며, 탑승장소는 다롄공항 도착층 외국인 서비스데스크 앞(23번 게이트 앞)이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비행기를 조종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계를 다루는 일이 아니다. 수백 명의 생명을 책임지고, 시간과 시차를 넘나드는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래서 조종사는 늘 ‘꿈의 직업’으로 불렸고, 많은 이들이 그 보수와 사회적 지위에 주목해 왔다. 그러나 같은 조종사라 해도 국적에 따라 현실은 크게 달라진다. 미국과 한국의 하늘은 그만큼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 미국, 억대 연봉을 넘어서는 하늘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2024년 자료에 따르면 항공사 조종사·부기장·비행기술자의 중간 연봉은 22만 6천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억 원에 이른다. 특히 대형 항공사의 시니어 기장, 즉 수만 시간의 비행 경력을 쌓은 베테랑은 기본급과 초과근무 수당, 장거리 운항 보너스까지 더하면 연간 수억 원대, 많게는 7억 원 이상을 손에 쥔다. 국제선을 오가는 일부 기장은 ‘억대 연봉자’가 아니라 ‘수십억 원대 소득자’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강력한 조종사 노조가 협상력을 발휘해 초과근무와 대기 시간까지 세밀하게 계약에 반영하는 것도 이 같은 보수 체계를 뒷받침한다. ◇ 한국, 안정적이지만 낮은 수익 구조반면 한국의 현실은 안정적이지
(베트남=뉴스트래블) 박민영 기자 = 새벽 5시 10분. 알람보다 먼저 눈을 떴다. 고작 다섯 시간 남짓한 잠이었지만, 머리는 뜻밖에 맑았다. 서둘러 아침 준비를 마친 뒤, 어제 사둔 반미와 과일로 간단히 속을 채웠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란하베이에서의 선상 투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에 오르자 열 명 남짓의 외국인 여행객들이 서로 다른 언어와 표정을 안고 자리를 채웠다. 국적도, 나이도 제각각이었지만, 배가 선착장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 모든 차이는 바다 앞에서 무의미해졌다. 흐리던 하늘은 어느새 맑게 개었고, 유람선과 카르스트 지형이 눈앞에 펼쳐졌다. “와…” 감탄이 절로 나왔다. 바다와 섬이 빚어낸 장대한 풍광 앞에서는 누구나 그저 순수한 관찰자가 될 뿐이었다. ◇ 배 위에서 만난 자연의 위대함 배가 출발하자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감탄을 표현했다. 누군가는 혼잣말로 감정을 흘렸고, 또 다른 이는 일행과 감탄사를 주고받으며 풍경을 나눴다. 대부분은 카메라를 들었지만, 나는 그 순간을 내 눈에 온전히 담기로 했다.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배는 마치 탐험선을 떠올리게 했고, 오랜 기다림은 어느새 벅찬 충만함으로 바뀌었다. 베트남 북부, 하롱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