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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2026 K-관광의 현주소, ‘장밋빛 수치’에 가려진 여행자의 사투

2월 관광객 6700여 명의 목소리 분석… ‘짐·추위·정보 공백’이 만족도 갉아먹어
“실시간 대응 없는 AI는 전시행정”… 현장 밀착형 ‘디지털 솔루션’ 시급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2026년 2월, 한국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화려한 랜드마크가 아닌 의외의 장소에서 멈춰 섰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월간 관광봇(VoT)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1330 관광통역안내센터에 접수된 6700여 건의 상담 데이터는 한국 관광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가려진 생생한 ‘현장 고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 ‘짐’에 묶인 기동성, ‘추위’에 막힌 동선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캐리어’ 관련 문의의 압도적인 비중이다. 숙소 체크인 전후의 짐 보관소 위치부터 이동 중 발생한 분실물 확인 절차까지, 여행자들에게 캐리어는 소지품을 넘어 여행의 기동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물리적 제약으로 나타났다.

 

계절적 변수 역시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강력한 동계 한파로 인해 야외 관광이 위축되면서 실내 조망이 가능한 케이블카나 대체 숙소격인 ‘찜질방’ 위치 문의가 전월 대비 급증했다. 특히 부산의 대표 야간 콘텐츠인 ‘드론 라이트쇼’의 경우, 기상 상황에 따른 상연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못해 현장에서 발을 구르던 관광객들이 안내 센터에 “지금 공연을 하느냐”며 확인형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 홍보와 현장 사이의 ‘정보 미스매치’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지자체의 ‘공급자 중심 홍보’와 여행자의 ‘수요자 중심 필요’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소셜 미디어에는 하이커 그라운드(HiKR)나 시즌 이벤트 같은 자극적인 키워드가 넘쳐나지만, 정작 현장의 여행객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내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빈 보관함 정보”나 “기상 악화에 따른 실시간 대체 코스”라는 분석이다.

 

결국 정보의 불일치는 관광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이 된다. 한국을 다시 찾고 싶은 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화려한 영상미를 강조하는 홍보 전략 이전에, 여행자의 발을 묶는 현장의 불편함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AI 역량 강화, ‘전시용’ 넘어 ‘실무형’으로 진화해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수립된 ‘2026 여행업계 종사자 AI 역량 강화 로드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로드맵의 핵심은 AI를 단순한 사무 보조를 넘어 관광객의 실시간 불편을 해소하는 ‘현장형 솔루션’으로 내재화하는 데 있다.

 

로드맵에 따르면 가이드나 여행사 실무자가 ‘모바일 AI 비서’를 활용해 실시간 기상 정보를 반영한 대체 경로를 즉각 제안하거나,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근 찜질방의 이용 수칙을 다국어로 안내하는 등의 실무 중심 교육이 강화된다. 기술(High-Tech)이 반복적인 민원 응대를 처리함으로써, 종사자는 고객과의 정서적 교감인 ‘하이터치(High-Touch)’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 위기는 현장에 있고, 해법은 기술의 ‘다정함’에 있다

 

결국 2026년 이후 한국 관광의 글로벌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인원을 유치하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현장에서 겪는 사소한 불편을 얼마나 정교하게 해결해주느냐’에 달려 있다.

 

데이터는 이미 관광객들이 어디서 좌절하고 있는지 가리키고 있다. 이제는 우리 업계가 응답할 차례다. 현장의 목소리(VoT)를 실시간 데이터로 읽어내고, 이를 숙련된 인적 서비스와 AI 기술로 즉각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대체 불가능한 관광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기술은 차가운 코드지만, 그 결과물은 여행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가장 다정한 ‘환대’여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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